금융사고 터졌다 하면 '농협'
금융사고 터졌다 하면 '농협'
  • 최고야
  • 승인 2014.02.1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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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금융 사건·사고 '온상'…개인정보 유출, 대출사기, 고객계좌 무단 조회, 전산장애 등 사건·사고 잇따라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농협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출사기까지 대형 사건·사고의 온상이 됐다. 금융사고가 터졌다 하면 ‘농협’이다. 

농협카드가 2,50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시키는 사고를 낸 데다가 농협은행이 189억원의 대출사기까지 당했다. 또한 지방의 한 농협지점장은 고객계좌를 무단을 조회해 11일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인터넷뱅킹 장애도 일으켰다. 설 연휴간 작업했던 농협 인터넷뱅킹의 오류 발생으로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앞서 농협은 지난해 전산장애를 세 차례 일으킨 이력이 있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와 같은 범죄에 이용된 계좌번호도 농협이 최다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공교롭게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며 “사고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내부 통제를 강화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 농협, 연초 고객정보 유출 사고, 고객계좌 무단 조회, 대출 사기 등 잇따라  

농협의 금융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사고, 대출사기에 이어 고객계좌 무단 조회 사건도 터졌다.

전북 전주의 농협지점장 박모 씨가 지난 1년간 고객계좌를 무단으로 조회한 혐의로 11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박씨는 지난 2012년 10월 26일부터 1년간 174회에 걸쳐 지인 윤모(52)씨의 농협 계좌를 무단으로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박씨는 투자 손실금 보전을 위해 윤씨의 인감증명서를 무단으로 발급 받은 후 윤씨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하기도 했다. 박씨는 4억2,000만원 상당 사기를 당한 후 윤씨에게 농협 카드 해지를 이유로 신분증을 받아내 윤씨 도장을 판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 이 사건을 맡은 전주 완산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설 연휴 이후 KT ens 직원이 일으킨 2,800억원 규모 대출사기에도 농협은 포함됐다. 농협은행은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가 내통하고 벌인 사기 행각에 그대로 속아 189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이 당시 서류를 제대로 확인했고 인감도 받았고 대출 절차를 지켰고 전혀 의심하는 사유가 없었다”며 “이번 사고는 KT ens가 인감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일축했다.

인터넷뱅킹 오류 문제도 발생했다. 농협은 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설 연휴 기간 동안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 등을 중단했다. 하지만 설 연휴 이후 인터넷뱅킹 오류로 인해 일부 고객들이 계좌이체 등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농협을 월급통장으로 이용하는 A씨는 “농협 전산시스템 정비 후 농협 인터넷뱅킹을 며칠 간 이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다 원격조정으로 겨우 고쳤다”며 “카드결제, 공과금 납부 등 처리할 것이 많은데 인터넷뱅킹 오류로 연체라도 되면 대신 농협이 보상해줄 것인가”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설 연휴 동안 차세대 인터넷뱅킹을 적용하는 작업을 끝냈다”며 “새로운 시스템에서 발견되지 못한 오류로 인해 고객들이 거래 지연을 겪었지만 첫날 모두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날 이후 발생한 인터넷뱅킹 문제는 고객의 PC상 문제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 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자 3명 중 2명 ‘농협’ 이용

지난달 발생한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유출사고에도 농협은 빠지지 않았다. 이 사건을 일으킨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 박모씨는 농협카드 FDS(부정사용예방) 시스템 리모델링 중 취득한 2,500만명의 농협카드 고객정보를 제3자에게 유출했다. 

하지만 농협카드 등 금융사들은 “개인정보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사고 수습하기에 급급할 뿐 새로운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손경익 농협카드 분사장은 사고 발생 후 대국민사과와 함께 대책을 발표 당시 2차 피해에 대한 보상 관련해서도 “정신적 보상도 해줄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머뭇거려 ‘정신적 보상 계획이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피싱 등 전체 금융사기 범죄에도 농협 계좌가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성완종(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간 피싱 등 전기통신 금융사기에 이용된 계좌(4만9,260건) 중 농협회원조합이 2만1,394건(43,4%)으로 1위, NH농협은행이 1만1,206건(22.7%)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농협회원조합과 NH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66.1%로, 금융사기 범죄자 3명 중 2명이 농협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외에도 농협은 지난해 세 차례의 전산장애에 시달렸다. 농협은 지난해 3월, 4월, 12월 각 전산장애를 일으켜 고객의 불편을 야기시켰다. 2011년 4월에는 농협이 해킹으로 인해 사흘 동안 전산장애를 일으켜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 업무가 마비된 바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현재 농협은 금융시스템에 들어와 있지만 완전한 금융기관 및 금융인으로 자리잡으려는 과도기적 성향을 띄고 있다며 오래된 제도, 관행들이 현 금융시스템을 적용하고 활용하는데 걸림돌이 되면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고야 ck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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