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없다” 쉬쉬하더니 결국 '터졌다'
“2차 피해 없다” 쉬쉬하더니 결국 '터졌다'
  • 서영욱 기자
  • 승인 2014.04.0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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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서 유출된 정보로 대출 사기, 3,700여만원 뜯어내
▲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뉴시스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금융사들의 잇단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우려됐던 2차 피해가 결국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정보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는데, 추가적인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9일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국내조직을 검거해 콜센터 운영자 김모(39)씨와 텔레마케터 이모(38·여)씨 등 4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함께 텔레마케터로 활동한 서모(25)씨와 정모(34·여)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씨티은행 직원 박모(37)씨가 빼돌린 고객 정보 3만여건 중 7,000여건의 데이터베이스(DB) 자료를 입수한 다음 해당 은행직원인 것처럼 접근해 ‘더 낮은 이자로 전환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모두 10명으로부터 3,744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전직 대출상담사와 텔레마케터 등으로 조직된 이들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오피스텔 2곳에 콜센터를 차린 후 은행으로부터 12~17%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우선 ‘저금리로 대환대출해주겠다’고 제안한 다음 곧바로 다른 사람이 전화해 ‘거래실적을 쌓아야 한다’며 계좌번호와 카드번호를 입수했다. 이어 실적을 위해 대부업체에서 400~500만원을 대출받게 한 다음 상환을 도와주겠다며 자신들의 대포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돈이 입금되면 10분 내로 인출한 다음 연락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유출된 정보에 대출금액과 희망대출금액, 대출이율 등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 다들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전환대출사기 행각을 벌이는 과정에서 추가로 취득한 ‘희망대출액’과 ‘대출금액’ 등의 정보를 가공해 모두 326명의 개인정보를 1건당 1만원에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2013년도 8월까지의 고객 대출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며 “금융사와 카드사, 대출업체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전화사기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은 지난해 12월 고객 정보 13만건이 빠져나간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롯데·농협·국민카드에서 모두 1억여건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면서 생겨난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확인돼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금융사들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안일한 대처로 일관해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수사 초기에 직원 박모(37)씨가 빼돌린 자료에는 2012년 12월까지의 고객 대출정보만 빠져나갔다고 밝혔지만 수사 과정에서 이후의 자료까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되자 지난 8일에서야 ‘2013년 자료도 유출된 것이 명확하다’며 뒤늦게 시인했다. 또 씨티은행은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피해자 보상과 책임 규명을 미루고 있다.


서영욱 기자 10sang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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