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전하긴 할까?" 또 부품 시험성적서 위변조
"원전, 안전하긴 할까?" 또 부품 시험성적서 위변조
  • 신관식 기자
  • 승인 2014.06.2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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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3·4호기,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정비 관련 품질서류 7건 위변조 드러나
▲ 고리원전 전경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원전 납품 비리’가 해결도 안된 채 1년만에 또 정비부품 등 시험성적서가 무더기로 위변조 된 것으로 드러나 원전 가동 정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엔 고리3·4호기, 신월성 1호기 등 원전 정비 보수 과정에서 일부 부품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산하 공식시험기관 감사 결과 원전 정비보수 관련 업체가 한전KPS에 제출한 정비보수 관련 품질서류 7건을 위변조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6개 국가공인시험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고리 3, 4호기, 신월성 1호기의 각종 밸브와 냉각펌프 정비에 쓰인 부품 7건(5개 품목)의 시험성적서에서 결과 값, 시료 이름, 완료 날짜 등 여러 항목이 임의로 변경됐거나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7건의 위ㆍ변조는 원전 관련 납품업체 4곳이 2011~13년에 발전설비 정비기관인 한전KPS에 제출한 시험성적서와 공인시험기관이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일일이 대조한 결과 확인됐다.

원전을 정비할 때 납품업체가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구매해 공인시험기관에 각 부품별로 검증을 거쳐 받은 시험성적서를 실제 원전 정비를 수행하는 한전KPS에 제출해야 한다. 한수원과 한전KPS는 이 시험성적서를 근거로 성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 고리 3, 4호기, 신월성 1호기 정비부품 시험성적서 위변조

이들의 위변조 실태를 보면 특정 전기용품의 온도측정 시험으로 얻은 온도기록지를 복사하거나 잘라 다른 제품에 재사용하기도 하고, 또 다른 기관에선 섬유제품의 수소이온농도(pH) 값을 임의로 조작하기도 했다. 이들의 손에서 3년간 수십~수천 건의 시험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적발된 품목에 대해 원전 운영 업체인 한수원은 "운전제한 조건에 해당 안되는 제품이라 원전 정지 안하고 교체 가능하다"며 여전히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위ㆍ변조된 서류 관련 설비가 원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로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원전 가동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원안위 원자력심사 관계자는 "원전 운전 제한이나 정지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 한수원 쪽 판단이고 실제 KINS에서 안정성 평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일단 오는 27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결과 발표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전에 가장 민감한 시점에서 원전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원안위가 지난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업체 부품 시험성적서를 전수 조사했는데도 또다시 이런 감사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노후원전의 안전성 평가는 이런 위조나 납품비리가 없다는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더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관식 기자 shi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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