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2009년 지하철 9호선 잠실구간 건설공사에서 가격담합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은 사회적 논란이 된 싱크홀을 발생시킨 부실공사까지 펼친 것으로 드러나 기업윤리가 땅에 떨어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노대래)는 2009년 8월 조달청이 발주한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919공구 건설공사 입찰에서 삼성물산(주)와 현대산업개발(주)가 투찰가격에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6일 전했다.
공정위는 공사 낙찰업체인 삼성물산에 162억원, 입찰 참가업체인 현대산업개발에 28억원 등 두 기업에 총 1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저가 수주를 피하기 위해 사전 합의를 통해 투찰가격을 똑같이 하고 대신 설계로만 경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사 추정금액 1,998억원에 대한 두 기업의 투찰가율은 삼성물산 94.1%, 현대산업개발 94%로 통상 투찰가율인 80%대보다 높게 형성됐다. 이들은 투찰가율이 95% 이상 나오면 공정위 심의기준에 걸린다는 것을 알고 바로 아래인 94%선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삼성물산은 더 큰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이 공사한 919공구는 최근 이슈가 된 싱크홀이 발생했던 잠실 구간이다. 싱크홀을 조사한 서울시는 시공업체인 삼성물산이 부실공사를 펼쳐 대량의 토사가 유실된 것이 싱크홀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담합도 모자라 부실공사까지 한 삼성물산에 대해 정부와 사정기관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