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김태구 기자] 총 자산 규모 273조원의 우리은행 매각을 앞두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한중일 금융권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보험사인 안방보험과 일본계 투자금융회사인 SBI가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로 예정된 경영권 지분매각 예비입찰에 국내 교보생명과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우리은행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우리은행 인수에 대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 그는 지난 1월 “구체적 매각조건이 나올 경우 우리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보생명은 최소 2조5,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인수가격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은행 경영권을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이 보유한 현금동원력 1조3,000억원 규모다.
최근 교보생명의 컨소시엄 파트너로 언급된 일본 SBI그룹도 주요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총자산 약 21조원으로 일본 최대 온라인 금융사인 SBI그룹은 금융과 부동산 투자, 펀드 관리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지난해 자산 규모 5조4,000억원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또한 1986년 대한민국 최초로 벤처투자회사를 설립해 한국 자본시장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 인수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보여왔던 중국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지분 30%)과 소수지분(26.97%) 인수에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신생 금융그룹이지만 최근 미국 뉴욕 맨하튼의 최고급 호텔인 워도프아스토리아(Wordorf Astoria)호텔을 19억5,000만원(약 2조1,323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금력을 과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SBI나 안방보험과 같은 외국계 자본이 우리 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이들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국민 정서상 문제는 있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입찰금을 제시한다면 금융당국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g@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