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의 역설, 지금이 자원확보 최적기
유가 폭락의 역설, 지금이 자원확보 최적기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4.12.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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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등락 사이클 2년 안 넘어, 민간기업들 자산확보 물색 중

유가 폭락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양질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잘못된 제도는 보완하되 무조건 투자규모를 줄이기보다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향후 가격급등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개최된 세계적 석유산업 분석기관인 플래츠의 포럼에서 세계 석유기업 CEO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가하락이 사이클 중 일부라고 분석했다.

▲ 한국석유공사의 미국 셰일가스 생산시설

빌 콜턴 엑슨모빌 전략기획 부사장은 "최근 유가 하락세는 첫 번째가 아닌 사이클 중 일부"라며 "우리 회사는 2010년 대비 2040년에 세계 에너지 수요가 40% 증가하고 개도국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 분야 투자기관인 퍼스트 리저브의 존 힐 사장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자사의 투자규모가 30% 이상 축소했으나, 지금은 유망 석유생산 자산을 30~40% 할인된 금액에 취득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세계 석유산업 기업가들이 현재의 유가하락에 절망하기보다 자산 취득의 기회로 보는 이유는 자원가격 사이클 상 저가 뒤엔 반드시 고가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원유가격 동향을 보면 2007년 12월 배럴당 51달러에 불과하던 두바이 원유는 이후 점점 올라 2008년 7월에 131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전국 평균으로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어가 운전자들을 비명 지르게 만들었다.

그러던 유가는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그해 12월에 40달러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유가는 계속 올라 2012년 3월 12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지난해 8월까지 100달러를 유지하다 이후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저가와 고가를 반복하는 사이클을 그리는 이유는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확보 전쟁이 나면서 너도나도 석유자원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 한국도 MB정권인 2008년에 수십조원의 해외자원 투자를 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석유생산이 급격히 늘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이후부터는 가격이 하락한다.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더해진 것이 현재의 저유가 상황인 것이다.

지난 7~8년 간의 석유가격 사이클을 보면 가격등락은 짧게는 6개월, 길게 잡아도 2년을 넘지 않고 있다.

자원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자원가격이 폭락했을 때 해외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7일 해외자원개발업계 조찬모임에서 업계인들은 “지금이야 말로 양질의 해외자원 자산을 저가로 매수할 수 있는 투자 적기이며,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축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사례는 에너지 기업들의 실제 사업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SK E&S의 광명발전소는 2004년 저유가 시기에 인도네시아와 탕구LNG 물량을 저가에 계약해 최근 몇 년간 큰 이득을 본 바 있다. 최근 SK E&S가 다시 미국 셰일가스 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명발전소 사례는 에너지 업계에서 거의 교본으로 통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민간 에너지 업계에선 싸고 질 좋은 해외 석유‧가스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담당자들이 물밑으로 열심히 물색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예산은 공기업 출자 및 민간기업 융자를 합쳐 올해 6,400억원이었지만 내년에는 3,6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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