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 침체 속 백화점업계 등에 '단비'였던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의 씀씀이가 줄고 있어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요우커들의 줄어든 국내 지출 여파는 고스란히 올해 백화점업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3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중국의 춘절 휴가 기간인 2월 18~22일 본점의 요우커 매출 비중은 26%다. 1인당 씀씀이는 지난해(65만원)보다 14% 줄어든 약 56만원 가량이었다.
업계는 매출 하락 이유로 요우커들의 구매 품목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년 새 요우커들의 명품 매출은 줄고 있으며 화장품과 패션 제품 구매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구매 물품 변화도 결국 구매층인 요우커 변화 때문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우커 연령대가 명품을 선호하는 40~50대에서 유행을 중시하는 20~30대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
먼저 요우커의 쇼핑 매출 하락은 지난 2013년 중국 여유법 시행이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개별 여행객이 증가했고 기존 패키지 여행에서는 중국 여행사들이 쇼핑과 옵션을 상품에서 배제하면서다.
여유법 시행 이듬해 6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 '중국 여유법 시행 이후 관광 동향 분석 및 정책 과제'에 따르면 요우커들의 방한 관광 만족도가 줄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지출액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1인당 지출 경비는 2013년 1분기 2182달러에서 2014년 1738달러로 크게(20.4%) 떨어졌다. 1인당 쇼핑 지출액도 2013년 1분기 1400달러에서 2014년 1분기 1244달러로 11.2% 하락했다.
중국인 대상 쇼핑 관광 위주의 초저가 패키지 여행 상품을 제한할 목적으로 2013년 10월 1일 여유법 시행 후 중국 관광 소비층이 바뀐 것.
이에 따라 방한 요우커들의 연령대, 성향도 바뀌면서 구매도 명품에서 중저가대 화장품과 패션 제품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된다.
지난 2월 중국 여행 예약 사이트 '씨트립'(Ctrip)을 통한 방한 요우커들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업계는 이로 인해 중국의 부유층의 방한 자체가 위축됐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엔화와 유로화 가치 약세로 국내에서 취급하는 해외 명품 구매 매력이 크게 줄어드는 등 환율로 인한 명품 매출 하락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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