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기능·콘텐츠 다변화…전혀 다른 생존 모색
검색기능·콘텐츠 다변화…전혀 다른 생존 모색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5.04.2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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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다음이 95% 이상을 점유한 국내 포털시장은 얼마 안 되는 나머지 지분을 두고 개미들이 나눠먹는 형태를 띄고 있다. 현재로선 지금의 구도를 깨뜨릴 만한 그 어떤 변수도 보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 포털인 구글조차 국내 시장에서는 일개 개미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나머지 업체들이 마냥 손가락만 빨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PC 기반 온라인 서비스 영역이 모바일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각각의 포털은 새로운 생존방식을 터득하고자 골몰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토종 포털 ‘줌닷컴(ZUM.com))’과 ‘네이트’이다. 이들은 검색과 콘텐츠라는 상반된 전략으로 앞세워 포털시장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생존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후발주자 ‘줌닷컴’을 주목하라
이스트소프트의 계열사인 줌인터넷이 운영하는 줌닷컴은 2011년 8월 모습을 드러낸 이후 포털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지폈다. 핵심전략으로 ‘검색 강화’라는 정공법을 택한 줌닷컴의 전략은 현재까지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타임트리’, ‘실시간 반응’ 등 신규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시도한 검색 차별화는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줌닷컴의 점유율 상승세로 이어졌다.

 

인터넷트렌드 3월 데이터 기준으로 줌닷컴의 PC쿼리 점유율은 0.93%로 네이버(84.11%), 다음(13.11%), 구글(1.37%)에 이은 4위. 네이버, 다음은 무리지만 구글과는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잠시나마 구글을 제치고 점유율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상위 사업자의 지배력이 막강한 국내 포털시장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해 설립한 지 채 5년이 지나지 않은 줌닷컴의 착실한 성장세는 분명 고무적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줌닷컴은 PC검색 상승세를 바탕으로 모바일 역량을 강화하는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줌닷컴 관계자는 “PC 검색 강화 효과가 여러 각도에서 표면화되고 있다”라며 “그동안 PC 검색에 집중했다면 모바일에 대한 투자를 넓혀 모바일에서도 줌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줌닷컴이 이스트소프트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달려 있다. 서비스 4년차에 접어든 지난해 줌인터넷은 매출액 성장세가 가파르게 진행중인 것과 별개로 약 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이익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거대한 규모의 경쟁업체들과의 대결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만한 여력을 갖추었느냐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다.

줌닷컴이 직접적인 경쟁을 펼쳐야 하는 네이버,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각각 21조원, 6조원 수준으로 2467억원에 불과한 이스트소프트를 한참 웃돈다. 줌닷컴이 이들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되기에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직접적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지만 줌닷컴을 지원하는 사업모델 역할로 스윙브라우저 사업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콘텐츠 역량 강화를 꾀하는 ‘네이트’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는 줌닷컴과 달리 한 때 3위 포털이었던 네이트는 절박함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003년 인수합병한 싸이월드의 활약에 힘입어 한 때 포털 2위를 넘보던 네이트는 한풀 꺾였다는 평가를 받던 2011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10%를 유지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공세속에 싸이월드가 움츠러들고 국민메신저로 불리던 네이트온이 카카오톡에 밀리면서 네이트는 점차 하향곡선을 그었다.

2015년 3월 기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서비스하는 네이트의 포털검색 순위는 6위. 네이버, 다음은 고사하고 구글, 줌닷컴과의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점유율 0.01%에도 못 미치는 현 상황은 답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네이트는 최근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네이트가 강점이었던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연동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이탈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기존 포털사업자들이 포기한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며 틈새시장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트는 게임플랫폼과의 강화를 목적으로 게임 전문 종합 미디어 ‘헝그리앱’을 운영 중인 ‘모나와’ 사업 제휴를 성사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번 제휴를 통해서 네이트 이용자는 누구나 헝그리앱에서 제공하는 게임 공략/전술 커뮤니티는 물론 게임 방송, 이벤트, 게시판, 영상 뉴스, 게임 지식인, 통합 사전 등록 서비스 등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네이트 회원은 최초 1회 서비스 연동에 동의하면 간편하게 헝그리앱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검색기능을 외부에 위탁한 네이트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부메랑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검색제휴를 통해 노출 형태가 비슷한 다음(왼쪽)과 네이트(오른쪽)

지난해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는 다음과 검색 제휴를 맺고 다음의 통합검색 결과를 제공받고 있다. 네이트 이용자가 통합검색 창에서 검색을 요청하면 다음의 통합검색 결과를 얻고 네이트는 검색 기술 인프라와 함께 카페, 지도, 쇼핑 등 다음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로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구조이다. 사실상 자체적인 검색기능을 포기한 셈이다.

물론 검색을 다음에 이관한 결정은 명분을 잃더라도 실속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수위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든 만큼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네이트는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킬러콘텐츠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다시 회복할 여지가 있다”라며 “다만 검색을 포기한 네이트의 입장이 결과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두고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색' VS '콘텐츠', 전혀 다른 접근법
줌닷컴과 네이트가 벌이는 토종포털 3위 경쟁은 현재로선 줌닷컴이 좀더 유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수많은 포털서비스가 난립하고 저물던 지난 십 여 년간의 동종업계 발자취는 근시안적인 평가가 그리 부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털 본연의 검색기능과 콘텐츠의 다양성이라는 상반된 키워드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한 줌닷컴과 네이트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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