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의 비밀이 '갑질?'
급성장의 비밀이 '갑질?'
  • 김형진 기자
  • 승인 2015.05.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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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을 강조한 지앤푸드의 홍경호 대표가 이끄는 굽네치킨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굽네치킨의 갑질 시점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회사의 외형이 크게 성장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맹점주의 눈물을 먹고 성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홍 대표는 언론 등을 통해 상생의 경영 철학을 설파해 왔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 회장은 “‘역지사지’라는 글귀를 좋아한다며 역지사지는 가맹점주의 입장에서 안심하고 영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일방적인 영업지역 축소에 과징금 부가…

홍 대표는 이같은 경영철학으로 2005년 창업한 이래 줄곧 성공가도를 달렸다. 개업 4년만에는 500개의 가맹점을 내는데 성공했으며, 2013년도 매출액 기준 치킨전문점 업계 4위까지 올라섰다.

그런 굽네치킨이 갑질논란에 휘말린 것은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굽네치킨 브랜드 운영업체인 지앤푸드에 시정명령을 내리면서부터다. 공정위는 지엔푸드가 2008년 12월부터 2010년 8월 사이 굽네치킨 서울 목동점 등 130곳에 재계약 선결사항을 내세워 영업지역을 축소, 변경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며 과징금 2억17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영업지역 축소를 문제 삼아 프랜차이즈 사업자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지역을 축소하게 되면 본사는 새로운 가맹점을 더 모집할 수 있고 로열티 등 각종 사업비를 더 챙길 수 있어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반면, 가맹점주는 불공정 계약에 직격탄을 맞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 곳당 평균 2만1503가구를 상대로 장사하던 이들 가맹점 중 많은 곳이 본사의 요구에 영업지역을 줄인 결과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영업대상 가구는 재계약 이후 평균 1만3146가구로 평균 837세대, 약 40%가 줄었고, 사업자의 68%(79곳)는 매출이 하락했다.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한 곳도 10곳이나 달했다.

문제는 이 시기가 굽네치킨의 폭발적인 성장과 맞물려 있다. 굽네치킨은 2008년초 기준 자산규모 22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2010년말 이 회사의 자산규모는 99억4300만원으로 급증했다.

2년새 회사규모가 4.37배로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 2007년 133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은 2009년 680억원으로 뛰어올라 회사 외형이 5배가 넘게 커졌다. 공정위가 밝힌 2012년 기준 굽네치킨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2억227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굽네치킨의 갑질이 회사 성장에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굽네치킨 측은 이와 관련 “2007년 하반기부터 소녀시대를 모델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가맹점과의 협력 강조 진정성 논란…4무(無)정책 도로묵?

홍 대표는 평소 언론을 통해 가맹점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내세운 굽네치킨 가맹사업의 특징은 ‘4무(無)정책’이다. 로열티,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이 없으며 가맹점 인테리어 시공에 본사는 도면제작과 감리만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면서 가맹점주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갑질 논란으로 그의 경영철학에 대한 진정성은 대중의 의심을 받게 됐다. 결국 가맹점 모집 이후 재계약하는 과정에서 상생을 저버리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달 가진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홍 대표는 임직원들의 노고만 치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맹점주들에 대한 감사의 말은 빠진 것이다. 굽네치킨의 창립 목표 ‘더불어 사는 사회’는 결국 임직원이 더불어 사는 사회였던 셈이다.

굽네치킨은 현재까지 갑질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공정위에서 정확한 처분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며 “이달 말 정식공문이 올 때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갑질 논란이 홍 대표의 친형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정치권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강희용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가맹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영업지역 축소 행위에 대해서는 처음 적용된 사례라니 그 정도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만하다”면서 “작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굽네치킨의 성공 신화’로 자신을 포장했었던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있었다. 굽네치킨의 성공 신화에 힘입어 그는 당선됐고 현재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라며 홍 의원에 날을 세웠다.

이어 “당시 홍철호 의원에 대해 실제 경영주인 동생의 성공신화에 무임승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본인은 한사코 굽네치킨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고 해명했었다”며 “홍 의원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굽네치킨의 성공신화에 편승만 하지 말고, 공인이 된 이상 그 뒤에서 벌어진 못된 갑질에 대해서도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경제 = 김현진 기자]


김형진 기자 khj@ezyec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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