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모바일' 생존 모색
상반된 '모바일' 생존 모색
  • 양동주 기자
  • 승인 2015.05.2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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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메신저의 파급력은 모바일 트래픽이 2013년을 기점으로 PC를 추월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모바일메신저는 단순 채팅 기능뿐만 아니라 캐릭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낸 ‘카카오톡’은 포털공룡 네이버의 대항마로 순식간에 급부상한다.

반면 카카오톡의 독주는 후발 모바일메신저들에게 악몽 그 자체이다. ‘SK’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음에도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틱톡’과 ‘모바일 네이트온’ 역시 고민이 깊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천하
랭키닷컴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이용자 약 3100만명, 이용시간 점유율 87.8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메시지 감청 논란에 휩싸이며 점유율 90%는 붕괴됐지만 여전히 적수를 찾기 힘들다. 일본과 중국에서 국민메신저로 통하는 네이버 '라인(3.23%)'과 텐센트 '위챗(1.83%)'도 카카오톡 독주를 막지 못한다.

 

나머지 모바일메신저의 점유율은 더욱 처참하다. 다음카카오 '마이피플'(1.62%), SK플래닛 '틱톡'(1.44%), SK커뮤니케이션즈 '네이트온 모바일'(1.03%), VK '텔레그램' (0.94%), MS '스카이프'(0.93%), 구글 '행아웃'(0.59%), 페이스북 '페이스북 메신저'(0.54%) 등은 영향력를 논하는 게 무의미하다.

한발 더 나아가 다음카카오는 마이피플을 없애고 카카오톡에 집중할 뜻을 밝힌 상황. 마이피플 종료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기에 그다지 놀랍지 않지만 모바일메신저시장에서 다음카카오가 ‘선택과 집중’을 선언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모바일메신저시장을 평정한 다음카카오의 탄탄대로는 카카오톡·마이피플 ‘한지붕 두가족’ 체제와 어딘지 모르게 닮아있는 배다른 ‘SK가족’ 틱톡·모바일 네이트온의 행보와 사뭇 다르다.

일단 전자가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과정이라면 SK플래닛(틱톡)과 SK커뮤니케이션즈(모바일 네이트온)로 이뤄진 SK진영의 앞날은 그리 평탄해 보이지 않는다. 한때나마 카카오톡의 경쟁자로 부각되던 틱톡과 PC메신저 최강자였던 네이트온과의 위상은 이미 온데 간 데 없고 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마저 의문부호가 따른다.

◆틱톡, 국내시장 포기한 채 해외로?
2011년 7월 출시와 함께 틱톡은 경쟁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메시지 전송속도를 무기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던 것도 이 당시였다.

이듬해 SK플래닛이 틱톡 제작사인 ‘매드스마트’를 인수하면서 탄탄한 자본력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SK플래닛의 인수 후 틱톡은 카카오톡의 아성을 넘지 못한 채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다. 무엇보다도 수익 모델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국내시장에서 차츰 설 자리를 잃자 틱톡은 최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틱톡이 터키 시장에서 성과가 좋아 해외시장 집중을 위한 사업부 개편이 있었다”라며 “틱톡 독립사업부의 인력은 글로벌 사업개발실로 이동했다”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틱톡이 카카오톡에 밀려 국내 서비스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이 열린 마당에 국내 시장에 미련을 둘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국내 서비스 담당 인력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에서 틱톡 운영주체였던 스튜디오엠 사업부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틱톡이 해외시장에서 기대만큼 성공할 수 있느냐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터키에서 틱톡 이용자는 400만명 수준에 이를 만큼 충분히 긍정적이다. 또한 한국어와 영어 이외에도 다른 외국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방침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수익성이라는 측면이 해외시작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본진마저 빼앗긴 ‘네이트온’…험난한 ‘모바일’ 살아남기
PC메신저 서비스라는 탄탄한 기반을 갖춘 네이트온은 그나마 틱톡보다 상황이 좋다. 다만 모바일에 한정한다면 그리 녹록치 않은 건 마찬가지다.

2010년 8월 출시된 모바일 네이트온을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메신저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바라봤다. PC메신저시장을 장악한 네이트온의 영향력이 모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카카오톡이 빠르게 몸집을 불린데 반해 모바일 네이트온은 기대를 충족시키는데 실패했다. 결국 네이트온은 카카오톡의 독주를 지켜봐야만 했고 오히려 PC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에 모바일은 물론 PC에서마저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최근 모바일 네이트온은 기능성을 강화해 직장인의 선호도를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케쥴 관리 및 오피스 기능 등을 추가하며 회사 업무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네이트온의 업무용 메신저로의 포지셔닝은 스피디한 경영 환경을 조성해 기업 생산성 향상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안정적인 서비스 및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경쟁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업무용 메신저로서 시너지를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집중화 전략이 얼마만큼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른다. 특히 네이버, 다음과 함께 ‘IT 3대장’으로 꼽히던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한 채 틱톡과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한 점이 부담요소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SK커뮤니케이션즈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전년대비 13.4% 감소한 206억1400만원, 영업손실은 33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적자폭이 39.1% 개선된 점은 위안거리다.

◆별 소득 없는 'SK우산'
과거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연동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여기에 힘입어 네이트온은 MSN을 제치고 국내 메신저시장 1위를 차지했다. 틱톡 역시 한때나마 가능성을 인정받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시간이 존재했다.

허나 불과 2~3년 만에 국내 모바일 환경은 급격히 바뀌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네이트온과 틱톡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호불호와 별개로 SK라는 우산을 손에 쥐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틱톡과 모바일 네이트온의 상황이 의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카카오톡을 위시한 모바일메신저 점유율 추이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틱톡과 모바일 네이트온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지경제=양동주 기자]

 


양동주 기자 djyang@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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