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자 진입 논란에 휩싸인 이동통신시장
신규사업자 진입 논란에 휩싸인 이동통신시장
  • 김재현 기자
  • 승인 2015.06.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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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시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3사에 이은 이동통신시장 4번째 사업자 선정을 두고 정부와 기존 사업자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기존 구도를 깨기 위해 제4통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통3사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신규사업자 진입에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통3사 점유율 고착과 저가 요금상품의 필요성
이통시장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과 상관 없이 이통3사 시장점유율 5(SK텔레콤):3(KT):2(LG유플러스) 공식은 좀처럼 변동이 없다.

음성통화와 문자를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데이터 요금제'가 균열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시기가 비슷한 데다 회사별 요금제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판을 깨기 위해 제4통신 사업자를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짧은 시일 동안 알뜰폰이 보여준 가능성은 제4통신의 파급력을 미뤄 짐작하게 한다.

미래부에 따르면 2011년 7월 첫 도입 후 알뜰폰 가입자 수는 47만6000명에서 2015년 4월말 기준 505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은 0.9%에서 8.8%로 확대됐으며 서비스 매출도 955억원에서 4555억원으로 4.7배 성장했다.

그 사이 시장 점유율은 50:30:20(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서 45.4:26.5:19.3:8.8(SK텔레콤:KT:LG유플러스:알뜰폰)로 미약하게나마 변했다. 기존 이통사 이용 요금보다 월평균 2만683원(연간 24만원) 적게 지출되는 알뜰폰의 장점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이통3사와 동등한 경쟁이 가능한 제4이통 사업자의 출현이 현실화될 경우 이통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다.

◆진입 장벽 낮춰 제4통신 허용하려는 미래부
일단 정부는 제4통신 사업자를 허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먼저 허가 장벽을 낮추겠다는 심산이다. 

지난달 28일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도 기간통신사업 허가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이동통신시장의 요금·서비스 경쟁 구조를 촉진하기 위한 제4이동통신사 진입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관계자는 “한정된 주파수와 신규 사업자의 막대한 투자비용 등 높은 진입장벽을 해소하고, 초기 시장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파수 우선할당, 단계적 전국망구축 및 로밍 의무 허용, 접속료 차등 등 정책 지원을 하겠다”라며 “2017년 상반기 내에 제4이동통신을 출범시켜 이통시장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9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에서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 국제회의실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 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는 이 같은 의도가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이날 손승현 미래부 통신정책기획과 과장은 "제4통신 진출을 신중하게 보라는 통신3사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더 개척할 시장이 없고 개선할 서비스가 없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며 "정부는 이런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특히 시장이 포화됐다고 설명하는 이통3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를 펼쳤는데 "모바일 무선 트래픽이 두 배 늘어나고 주파수 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급증하는 수요와 달리 공급은 기존 사업자가 담당하려고 하는 게 적당한지, 효율적인지 질문하고 싶다"고 반문했다.

제4통신 도입여부에 대해 사실상 허용쪽으로 결정했음을 표현한 셈이다.

◆제4통신 도입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통3사
기존 이통사들의 굳어진 구도를 깨기 위해 제4통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미래부의 견해에 이통3사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과 자생력이 갖춰지지 않은 신규사업자의 진입은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국내 이통시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품질대비 요금 수준도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4통신 허용여부는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 이상헌 상무는 "제4통신이 국내시장에 과연 필요하고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다른 사업자의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외국 사례를 통해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다 같은 사례가 벌어질 것이라 볼 순 없다"며 "프랑스는 요금인하 관점에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산업적인 관점에서는 실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KT 김충성 상무도 "제4통신과 같은 신규사업자 진입을 위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으로 인한 지배력 전이에 대한 적절한 개선이 우선"이라며 "이를 이겨낼 수 없는 사업자를 신규 진입 자체에만 얽매여 먼저 선출하는 것은 큰 문제이므로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는 "제4통신 사업자의 역할, 의미가 기존 시장의 요금 인하 등의 경쟁이라지만 국내 2013년도 말 결합상품 가입률이 85%인 상황에 신규 사업자가 이에 대한 경쟁력을 갖고 요금인하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지경제=김재현 기자]

 


김재현 기자 k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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