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행 서비스와의 변별력은?
기존 은행 서비스와의 변별력은?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5.12.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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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은행시장에 신규 입성하는 사업자로 카카오가 이끄는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컨소시엄과 KT가 주도한 K뱅크 컨소시엄이 뽑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9일 카카오뱅크와 K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결정했다고 밝힌 것.

기존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라 면대면 서비스에서 탈피하여 온라인 송금 및 맞춤형 상담 등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고착화된 금융권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의견이다. 생기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평가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의 가능성을 비롯하여 서비스 안정도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카카오뱅크-K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자 사업계획 브리핑에서, 윤호영 카카오 모바일은행 TF 부사장(오른쪽)과 김인회 K뱅크 컨소시엄 단장이 악수를 나누며 웃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1일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 이후,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 지난달 27∼28일 서울 근교의 한 은행 연수원에서 사흘간 합숙하며 서류 집중 심사와 신청자별 프레젠테이션·질의응답 등을 진행한 후 두 곳을 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넷마블과 로엔, SGI 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예스24, 카카오, 코나아이, KB국민은행, 텐센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참가하고 있다.

K뱅크에는 KT와 효성ITX, 노틸러스효성, 뱅크웨어글로벌, 포스코ICT, 브리지텍, 모바일리더, GS리테일, 얍컴퍼니, 이지웰페어,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정보통신, 인포바인, 8퍼센트, 한국관광공사 등이 참여했다.

이번 예비인가에 대해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기존 금융권에서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했던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등이 가능질 전망"이라며 "ICT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출현으로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새로운 경쟁자 및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출현함으로써 은행간 경쟁 촉진,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 개선 노력 촉발 등 금융산업의 전반적 경쟁력 향상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연계한 ICT 등 유관산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보다 많이 창출하고 은행산업 해외진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카카오뱅크와 K뱅크, 이들 두 곳 컨소시엄은 고객에 대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점에서는 방향을 함께하고 있지만 그 환경과 배경 측면에서는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금융…'카카오톡' 하나면 OK
카카오뱅크는 대다수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세웠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송금과 결제, 포인트 이용은 물론 대출까지 스마트 모바일 환경에서 이뤄진다는 것. 부서 회식 이후 다음날 개인 몫을 보내거나 축의·조의금을 지인에게 부탁하면서 계좌 번호를 불러주던 일 등은 카카오뱅크에선 과거의 유산이라는 것이다.

터치 한 번에 그 자리에서 송금이 가능한 카카오뱅크를 이용, 공동 메신저 방에서 모임 비용을 관리하거나 낮은 이자 대신 게임 아이템 또는 온라인 쇼핑 무료배송 쿠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 관리에 고민 많은 직장 초년생이나 신혼부부의 경우에는 언제고 카카오뱅크 '금융봇'에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된다. 금융봇은 간단한 질문은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으로, 다소 복잡한 문제일 경우에는 메신저에서 24시간 실시간 상담을 해준다. 뿐만 아니라 공과금을 내야할 시기, 자신이 구매하고 결제한 내역, 주변 맛집 등을 알려주고 잔액에 맞는 투자 추천까지 해주는 금융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카카오톡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분석을 통해, 기존 대출이 어려웠던 신용 중위 등급 대상에게도 기회가 확대된다. 이처럼 모바일 메신저 하나로 스마트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한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방향이다.

 

K뱅크, 금융 서비스의 '유비쿼터스'
주변에서 손쉽게 찾는 온라인 은행
K뱅크는 금융 서비스를 집 근처 어디서나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K뱅크의 서비스는 우체국과 편의점, 공중전화 부스 등 주변 환경에 금융이 스며든 '유비쿼터스 금융'으로 요약할 수 있다.

K뱅크가 도입되면 갑자기 현금이 필요할 때 주거래은행 자동화 단말기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게 된다. 근처에 널린 공중전화나 편의점, 휴대폰 대리점만 찾아가면 언제고 쉽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동네 어디서나 계좌를 만들거나 송금을 하고,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K뱅크의 목표다.

매달 납부하기 부담이 되던 통신비를 은행 이자로 갈음할 수도 있다. 기존 은행이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데이터 무료 서비스, 음악이나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같은 콘텐츠로 전환할 수도 있게 된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언제 어디서나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는 재테크 방향을 알려준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투자 판단의 불확실성은 낮추고, 환경 변화에 따라 즉각 대응하는 로봇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참여연대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은산(銀産)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완전히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은산분리의 원칙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 15조에 따르면 동일인(비금융주력자)는 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4%를 초과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 재무 건전성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10%까지 인정해주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산업자본 보유 한도를 50%까지 확대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17일부터 이를 심의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 컨소시엄이 향후 주주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은행법상 동일인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와 50%를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의결권에 관해 합의했다면 특수 관계에 있는 동일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금융위는 컨소시엄 구성원 사이의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동일인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실제 사업 주도권을 쥐고 있는 카카오와 KT"라며 "은행법 개정 이후 최대주주를 변경키로 한 상황에서 향후 의결권 행사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지경제 = 임태균 기자]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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