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단말기 자웅 가린다
전자책 단말기 자웅 가린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3.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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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버금가는 300dpi(인치당 화소)로 등장한 국내 전자책 단말기 ‘리디북스 페이퍼’와 ‘크레마 카르타’는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스토어가 국내에 설립되기 전에 국내 전자책 시장에 나름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로 동일하지만 방향에 있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인다. 리디북스 페이퍼는 자사 서점만을 이용가능하게 했고 크레마카르타는 서점의 문을 공식적으로 활짝 열었다.

▲ <ⓒ시피 https://www.youtube.com/watch?v=qr7jeeHlayM 화면 갈무리>

두 기기 모두 출시와 동시에 1, 2차 판매가 매진되는 등 국내 전자책 단말기 시장의 ‘빅뱅’을 예고했다. 그 동안 해외 제품들과 비교해서 기술력이 많이 떨어졌고, 눈이 아프더라도 차라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보는 것을 더 선호했던 국내 전자책 시장 동향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기존의 국내 전자책 단말기는 느린 속도, 높은 가격, 불안정한 소프트웨어 등으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전자책 단말기의 e잉크 패널 가격이 10%이상 하락하고 그동안 기술력이 성장한 중국, 대만 기업을 하드웨어 파트너로 맞이하며 단가를 맞추는 등 소비자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두 제품은 국내 처음으로 종이와 흡사한 300dpi사양을 도입했고, 잔상을 제거하는 ‘리갈 웨이브폼’을 갖춘 세대다. 이는 전자책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마존의 ‘킨들 화이트페이퍼3’와 동일한 성능이다.

책 읽기는 편한데...

지난해 10월 ‘리디북스’는 전용 단말기 ‘리디북스 페이퍼(보급형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포함)를 출시했다.

리디북스 페이퍼는 터치로만 이뤄졌던 기존 기기들과 달리, 기기 좌우 측면에 ‘페이지 넘김 버튼’을 추가했다. 더불어 전원버튼이 아래 있는 점은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잘 반영했다는 평이다.

리디북스 페이퍼를 선호하는 한 이용자는 “전자책을 리디북스에서 많이 구매하기도 했고 크레마카르타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라서 책을 읽는 데 방해요소가 거의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리디북스 페이퍼는 1GHz 듀얼코어 모바일 프로세서(AP)를 장착해 국내 전자책 전용 전자잉크 단말기 중 성능이 가장 높다. 또한 ‘국내 전자책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의 전용 단말기이기 때문에 리디북스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페이퍼를 구매 하게 되는 빈도가 높다는 평가다.

김상훈 리디북스 홍보실장은 “종이책 못지않은 ‘손맛’을 느끼게 하는 ‘물리 키’와 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특장점으로 꼽으며 “사용자들이 요청하는 기능을 빠르게 반영하는 업데이트는 리디북스 페이퍼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공식적으로 ‘타사 앱 설치’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리디북스에 있는 책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을 열긴 했으나...
반면 예스24,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등 출판사와 국내 언론사가 설립한 ‘한국이퍼브’의 크레마카르타는 ‘타 서점 앱 설치’가 공식지원된다. 페이퍼와 달리 교보문고와 리디북스를 제외한 서점에서 판매되는 서적과 전자도서관의 자료 열람까지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리디북스 페이퍼는 리디북스에서 ‘이문열의 삼국지’ 1~10권 전권이 40000원(7일 기준)에 판매하고 있어 직접 구매한 후 영구 소장이 가능하다.

반면 한국이퍼브연합의 크레마카르타는 열린 서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서적을 보유하고 있는 전자도서관을 찾아서 정해진 기간 내에 무료로 대여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마카르타는 출판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업체의 기기인 만큼 ‘열린 서재’를 통해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크레마카르타를 선호하는 한 이용자는 “리디북스에 전자책이 많이 있어서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매하려 했지만 ‘타사 앱 설치 미지원’이 확정되면서 좀 더 다양한 서점의 책을 볼 수 있는 크레마카르타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여준호 예스24 e북팀장은 “출시 후 열린 서재 등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펌웨어(firmware)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을 열어놓은 탓인지 비교적 잦은 멈춤 현상(lack)과 버그(bug) 등의 ‘책 읽기 방해요소’는 개선해야할 점으로 지적된다는 평이다.

한 편 두 기기는 모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기기는 전부 ‘순정(처음 구매한 그대로의 상태)’이다. 하지만 ‘루팅(관리자 권한을 얻는 것)’이나 ‘탈옥(루팅을 하는 행위=ios)’을 하면 다른 서점의 앱을 설치해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루팅 과정에서 ‘벽돌(기기가 아무기능을 못하는 상태)’이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제조사는 전적으로 소비자 과실로 보고 있다.

개방성과 폐쇄성, 국내 전자책 업계를 선도하는 두 업체는 서로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나에게 맞는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의 고민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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