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려는 장사진이 사라졌다
아이폰 사려는 장사진이 사라졌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5.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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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 전략으로 일관하던 애플의 보급형 모델 아이폰SE가 국내에 출시됐다. 한국이 3차 출시 국에 포함돼 5월이 되어서야 애플의 신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신상폰 대전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국내 중저가형 스마트폰과 대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가입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10일 출시된 아이폰SE. < 사진 - apple 제공 >

아이폰SE는 여태 애플이 보여주던 전략과 다른 행보 속에 출시한 제품이다. 이번 제품은 13년 만에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애플의 상황과 맞물려 아이폰SE를 통한 재도약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출시 첫 날 반응은 대체로 미지근했다. 기존에 진행했던 판촉 행사를 대폭 줄였고 온라인을 통한 사전예약판매에 주력했다. 10일부터 오프라인매장과 온라인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신제품 출시 때마다 매장 앞에 생기던 장사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폰SE 어떻게 출시됐나

이번 출시된 아이폰SE의 크기는 4인치다. 아이폰5 시리즈와 동일한 크기다. 성능은 최신작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6S와 흡사하다. A9프로세어와 M9보조프로세서, 1200만 화소의 카메라, 4K 동영상촬영, 라이브 포토 등 성능과 기능은 아이폰6S와 동일하다. 3D터치를 제외하면 아이폰6S에 있던 사양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색상은 아이폰5 시리즈에 없었던 로즈 골드가 추가됐다.

통신사의 공시지원금도 아이폰6S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10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했을 때 16GB 용량 기준 SK텔레콤이 12만2000원, KT는 11만5000원, LG유플러스는 13만7000원이다.

16GB 아이폰SE의 국내 출고가는 56만9800원이다. 미국 현지 출고가 399달러(약 48만원)보다 약 10만원이 더 비싸다. 추가지원금과 각 종 할인혜택을 합산하면 40만원대 초반으로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애플의 보급폰 전략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SE 국내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진을 친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이폰SE의 국내 성공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아이폰SE 출시에 앞서 중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LG전자도 중저가형 스마트폰 X시리즈와 K시리즈를 내놓았다. 가격대는 20~30만원 선이다. 이 때문에 40만원대인 아이폰SE의 가격경쟁력은 별로 없어 보인다.

게다가 KT는 아이폰SE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 최신 아이폰 모델을 오프라인 매장을 제외한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KT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를 제외한 이유를 아이폰SE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주 고객층인 아이폰 마니아층의 구매성향은 온라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아이폰SE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보급형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엔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모호한 가격 포지셔닝 때문에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5인치 이상 대화면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도 새로운 가입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중저가형 스마트폰 라인업이 다양해진 시장 상황도 아이폰 SE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400만명 수준의 국내 아이폰 사용자 중 150만명 정도가 사용하는 아이폰5 시리즈 이용자의 2년 약정이 끝나간다는 점은 호재다.

아이폰5 사용자...오늘만을 기다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아이폰5 이용자 100만명은 구매 당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살 수 있다. 이미 4인치 제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SE로 변경하는 데 특별한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5 고객 모두가 아이폰SE로 교체할 것이라는 보장도 할 수 없지만 아이폰SE에 대한 적잖은 대기 수요는 분명히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이동통신 3사의 고민이 있다. 기존 애플 마니아층이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아이폰SE의 마케팅을 소홀히 하기도 어렵고 지나치게 마케팅에 집중했다가는 자칫 재고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 한 관계자는 “예약판매 기간 중의 반응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현재는 마케팅 부서에서도 그때그때 전략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지근한 평가 속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매장 앞은 여전히 한산하다.

보급형 시장을 겨냥하기에는 애매한 가격 때문에 시장 경쟁력을 갖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힘을 받고 있다. 아이폰SE의 성공여부는 향후 일주일 정도가 지나봐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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