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VR 생태계 조성에 '중점'
아직은 VR 생태계 조성에 '중점'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7.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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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국내에 ‘포켓몬GO’ 게임의 열풍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증강현실(AR)에 비해 먼저 이름을 알렸던 가상현실(VR)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VR분야의 반격이 시작됐다. VR을 활용한 복합 문화공간 ‘VR게임방’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적 IT기업들이 앞 다퉈 VR을 선보이며 VR산업의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기업들은 규모를 막론하고 VR 콘텐츠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였다. 지난 5월 국내에서 열린 ‘월드IT쇼’와 ‘게임엑스포(PlayX4)’는 VR게임 일색이었다.

그러나 VR을 체험해본 사람들은 “글쎄, 신기하긴 한데..”라고 표현했다. 360도 돌아가는 생소한 화면으로 눈이 아파 어지럼증이 유발되고 생각보다 떨어지는 현실감 등의 이유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대중화로 이어질 VR콘텐츠의 부재도 VR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데 한몫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삼성 기어, LG 360VR, HTC VIVE, PS VR 등 여러 VR 기기와 콘텐츠가 이미 시중에 출시됐지만 마땅한 콘텐츠가 부족해 국내 반응은 싸늘했다.

 ▲ VR플러스는 강남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무료'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초 VR 게임방이 22일 오픈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강남역으로 향했다. 강남역 3번 출구 뒤편 골목에 위치해 접근성은 좋았다.

들어가 보면 왼쪽으로는 5개의 VR 부스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카페가 있다. 카페는 2000원 남짓 하는 가격의 커피와 음료를 판매했고 일종의 대기하는 공간으로 보였다.

VR플러스 관계자는 “VR쇼룸은 기존 PC방과 카페, VR 체험존을 접목한 VR 기반 복합 문화 공간으로 국내 최고사양의 HMD(Head Mounted Display)와 어트렉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부스로 안내했다.

VR존에는 HTC 바이브 2대, 오큘러스 리프트 1대, VR 관련 체감형 기기 2대(롤러코스터 1종, 레이싱 1종), 기어 VR 및 LG VR 360 등 모바일 VR 디바이스 등이 마련됐다. 슈팅게임과 같은 역동적인 게임은 HTC 바이브 기기를 사용했고 그 외엔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했다. CPU 스카이레이크 6700, 그래픽카드 GTX 1080, SSD 512G를 탑재해 상당한 고사양을 자랑했다.

 ▲ 가장 실감났던 4D롤러코스터. VR쇼룸 내 최고사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5개의 부스 중 인기가 높은 콘텐츠는 단연 4D롤러코스터였다. VR의 특징인 1인칭 시점의 스릴을 가장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기 때문에 VR롤러코스터는 체험존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단골손님이다. 기자는 올해 VR롤러코스터 체험을 5번 정도 해봤다. 실제 놀이기구는 고소공포증 탓에 잘 못타지만 체험했던 5번 모두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완주했다. 그러나 고사양의 4D롤러코스터는 달랐다.

별거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트렉션 위에 앉아 안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출발과 동시에 덜컹덜컹 흔들리는 의자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높은 곳에서 뚝 떨어지는 구간에서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속도가 올라가면 정면에서 바람도 불었다. 화면에 대한 어지럼증이 아닌 실제 놀이기구를 타며 느끼는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어쨌든 한 바퀴를 돌고 VR플러스 직원에게 물었다.

VR플러스 직원은 “의자의 높낮이와 좌우 흔들림이 고사양의 HMD를 통해 보이는 화면에 알맞게 조절돼, 실제로 놀이기구 맨 앞자리에 탄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답했다. 4D롤러코스터 어트렉션은 기기가격만 2500만원에 육박하고 콘텐츠 구매와 유지비용까지 합하면 2800 ~ 3000만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롤러코스터 어트렉션을 이용한 탓인지 이어지는 부스에 마련된 스쿼시 게임과 슈퍼마리오 같은 아케이드 게임, 좀비를 총으로 쏴 잡는 슈팅 게임 등은 조금 시시하게 느껴졌다. 아직 놀이기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와중에 김재헌 VR플러스 이사를 만났다.

김재헌 VR플러스 이사는 “VR체험존의 성격상 저렴한 어트렉션이 지적 받던 현실과의 괴리감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로 고사양의 어트렉션만 취급했다”며 “VR쇼룸을 통해 VR 기기와 콘텐츠 개발 업체들과의 공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산업과도 공생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 내 VR 디바이스의 타이틀 수급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제공되는 게임들이 기반을 이룬다. HTC 바이브는 스팀, 오큘러스 리프트는 오큘러스 스토어 내 게임을 시연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는 VR플러스 회사 자체 계정으로 VR게임 라이센스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 구매 타이틀 또는 무료 배포된 게임들을 통해 하루에 한 번 게임을 교체해가면서 운영 중이다.

 ▲ VR쇼룸 오른쪽에 위치한 카페. VR플러스는 VR 콘텐츠뿐만 아니라 프렌차이즈 사업으로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가장 궁금했던 상용화 계획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김 이사는 “‘VR 플러스’는 일단 저변 확대 및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올해는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며 “현재 HTC 바이브와 오큘러스 리프트 등이 국내 전파 인증 절차를 통과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식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빠른 시일 내 VR게임방 본연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R 플러스는 약 4개월 정도의 창업 준비 기간을 거쳤다. 한국VR산업협회에도 가입돼 있으며 프랜차이즈의 일환으로 VR을 접목한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연내 강남 부근에 1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며 생태계 조성이 어느 정도 된 이후에는 지방이나 해외 매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 VR쇼룸에 마련된 삼성 기어 VR. 빠른 시일 내에 VR게임방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VR플러스를 게임방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현재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무료 VR체험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지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VR플러스가 목표하는 VR생태계 조성과 프렌차이즈 사업의 전반적인 확대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하락추세에 있는 PC방 산업의 대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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