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후 첫 행장으로 이광구 현 행장이 내정됐다.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우리은행 임추위는 25일 최종면접 결과 이 행장을 차기행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스스로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했던 이 행장은 연임 확정으로 우리은행을 최소 1년 더 이끌게 됐다. 이 행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이 행장은 충남 천안 출생으로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상업은행에 입사해 2014년 말 행장에 취임했다.
이 행장의 연임은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이룬 것과 경영성과가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장 선임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임추위의 차기행장 선발과정은 민영화의 진정성을 평가받는 시험대였다. 민영화 이후 첫 행장선임 절차는 한층 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임에 성공한 이 행장은 우선 행장 선임 과정에서 다시 드러난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갈등을 신속히 해소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누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인사정책이 필수적이다. 특히 임원 대부분의 임기가 만료되는 3월 임원인사가 그 시발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영화에 걸맞게 공공 기관화돼 있는 조직을 쇄신시키는 작업도 주목된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을 수혈로 사실상 국유화 돼 조직도 ‘관료화’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영화에 맞게 조직 문화를 바꿔 다른 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견제역할을 할 사외이사와 협력하면서 과점주주 체제라는 새로운 지배구조도 안착시켜야 한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 과점주주들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라는 지주사 체제였지만 민영화를 위해 몸집 줄이기를 하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지방은행 등의 계열사를 매각했고 지금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정도만 자회사로 남아있다.
지주사를 구축하려면 보험사나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새워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화생명, 동양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과점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도 찾아내야 한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소현 기자 j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