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은 없고, 경쟁자는 늘고”…면세점, 한숨 푹푹
“왕서방은 없고, 경쟁자는 늘고”…면세점, 한숨 푹푹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7.03.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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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면세점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 면세점 업계는 뒤늦게 일본과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에 나섰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더욱이 올해 말 신규 시내면세점 3곳이 영업에 들어가면 총 13개의 면세점이 경쟁을 벌이게 되는 과포화 상태가 된다. 출혈 경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이달 누계(26일 기준)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 줄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매출은 30% 가량 감소했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금한령이 시행된 이후 몸살을 앓고 있다. 4주차(20일~26일) 전체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인 매출은 같은 기간 대비 40%가 급감했다.

 

▲롯데면세점

롯데뿐만 아니라 금한령 조치 후 국내 면세점들이 하나 같이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8~19일 신라면세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었고, 갤러리아면세점 매출도 30% 정도 감소했다.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15일 이후 매출이 전주 대비 30%, 신세계면세점도 같은 기간 지난달 대비 각각 약 35% 급감했다.

한편 면세점 업계는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이 빠지게 되면 올해 매출 30% 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면세점 업계는 중국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월드어드벤쳐와 함께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도쿄, 오사카에서 ‘한국 여행상품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번 박람회는 다음달 3일 그랜드오픈 예정인 롯데월드타워 여행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잠재적 관광객이 있는 해외 현지와의 직접 교류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국내 관광시장의 균형 있는 기반 조성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도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갤러리아면세점은 27일 JTB, 한나라, 루크코리아, 우노, 이코리아 등 5곳의 여행사와 일본 관광객 송객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현지를 방문해 일본 내 강소 여행사와의 개별접촉을 통해 면세점 홍보 및 송객계약 체결을 병행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 방문객과 해외 제휴처를 연계해 쇼핑, 문화를 넘어 새로운 자연 관광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남이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중 중화권을 제외한 동남아와 무슬림 등의 개별 방문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시에 내국인 잡기에도 나섰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내국인 고객 대상으로 5월 10일까지 문화, 다이닝, 야외 나들이 등 3가지 혜택을 주는 ‘스프링 블로썸’ 이벤트를 진행한다. 당일 1700달러 구매 고객에게 최고급 호텔인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더 카페” 뷔페 이용권 1매와 20% 할인권 1매를 제공한다.

두타면세점도 내국인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두타인터넷면세점은 황금연휴기간인 4월 29일부터 5월 7일 사이에 출국을 앞두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면세쇼핑 얼리버드 이벤트’를 진행한다. 출국 정보만 등록해도 적립금 1만원을 제공하며, 출국 예정일 등록 후 $1 이상 구매하면 두타 캐릭터 여행용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 자동으로 응모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올해 13개로 폭증한다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지난 2015년까지 롯데, 신라, SK, 동화 등 4개 사업자가 6곳의 면세점을 운영했지만 이후 두 차례 추가 선정을 거치면서 10개의 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더욱이 올해 말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과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 탑시티 등 3곳이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관광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면세점 추가는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비롯된 시장 불안감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규면세점까지 늘어나면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자구책 마련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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