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백종원 도시락’ 등 영양 표시 무시?…건강 사각지대 우려↑
[단독] ‘백종원 도시락’ 등 영양 표시 무시?…건강 사각지대 우려↑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7.04.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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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도시락 등 간편식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혼밥족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가정간편식) 중 일부가 ‘영양성분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성분 표시에는 1일 영양소 기준치와 나트륨, 콜레스테롤 등 주요 성분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소비자가 건강한 먹거리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업체마다 ‘건강하고’ ‘알찬’ 식단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증명해 줄 ‘영양성분 표시’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28세/남)씨는 “자취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찾는다”면서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 등을 믿고 먹어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영양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안전한 식품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와 업체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측은 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확대해 간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사후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3일 본지가 서울 시내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중인 도시락을 조사한 결과,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 ‘옐로우크림 커리덮밥’과 씨유(CU)가 최근 출시한 ‘백종원 육(肉)도시락’에 영양성분 표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CJ가 시판 중인 컵반 ‘사골곰탕국밥’의 경우, 1일 열량과 단백질, 지방, 나트륨 함류당 등 필수 영양성분이 표기돼 있었지만 ‘엘로우크림 커리덮밥’은 제품 홍보 문구이외에는 건강과 직결되는 영양성분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CJ컵반, 오른쪽 '옐로우크림 커리덮밥'의 경우 영양정보 표시가 없다. <사진=김창권 기자>

‘백종원 육(肉)도시락’도 마찬가지. GS25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른바 ‘김혜자 도시락’과 ‘홍석천 도시락’의 경우, 나트륨과 당류,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등 영양성분 정보를 담았다. 반면 백종원 도시락은 이를 표기하지 않아, 소비자 건강 챙기기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컵반의 경우 영양성분 표시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순차적으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보니 일부에서 미비한 부분이 있었고, 상반기 중에 전면 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U 관계자도 “육·해·공 도시락의 경우 신제품 출시과정에서 표시가 늦어졌고 4월 중에는 전제품에 영양정보 표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건강

식약처에 따르면 영양성분 표시제도는 지난 1995년 처음 도입돼 제·개정을 거듭하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공식품의 영양표시제도는 2010년 법 개정을 거쳐 식품위생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총리령으로 정하는 식품’은 의무적으로 식품 포장지에 영양성분 표시를 하고 있다.

영양성분 표시 제도의 취지는 소비자의 알 권리 충족과 건강을 위해 도입됐다. 만약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 섭취를 고려해 당류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피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나트륨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때문에 영양성분 표시는 과잉 섭취 우려가 있는 제품을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제도다. 

익명을 밝힌 업체 관계자는 “간편식 분야에서 영양정보 표시를 시작한지는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법적인 규제가 없다보니 일부 업체가 제품 신뢰도를 고려해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영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사무관은 “영양성분 표시 위반사항에 대해선 시행규칙에 따라 시정명령과 과태료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현재 간편식은 의무 대상이 아니다”며 “도시락의 경우 제조시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영양성분 함량 표기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사후관리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잠정적으로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혼밥, 혼술 등이 퍼지면서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은 2010년 77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올해 시장규모는 3조원으로 전망된다. 

국내 간편식 시장은 생산능력과 유통망을 자랑하는 대형 식품업체들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중 선두업체로 꼽히는 CJ제일제당은 2015년 ‘비비고’와 ‘컵반’ 등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비비고 가정간편식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매출 15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오뚜기와 대상, 동원홈푸드, 신세계푸드 등이 가세하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식품업체 외에도 편의점 등도 자체 도시락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편의점 업계는 백종원과 김혜자, 홍석천 등 유명인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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