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한국인들의 ‘삶의 질(웰빙)’ 지수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글로벌 헬스서비스기업 시그나그룹이 7일 발표한 ‘시그나360°웰빙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웰빙지수는 53.9점으로, 13개 대상국 중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한 달간 한국, 중국, 홍콩, 영국 등 13개국에서 만 25세 이상 성인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5개 부문을 중심으로 평가됐다.
한국인의 웰빙지수는 53.9점으로 전년(60.7점)보다 크게 하락했다. 세계 평균은 62.3점이었다.
5개 설문 항목 모두에서 하락해 전년에 비해 삶이 더 힘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과 실적·취업난, 불안한 정치사회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 부문에선 전 연령대가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은퇴 후 재정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재정 지표에서 한국은 43.5점으로 조사국 중 최하위였다.
또 한국인의 91%가 은퇴 후에도 사회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재정적인 문제(73%)였다.
노년기 의료비도 부담이었다. 조사대상국의 연간 평균 의료비용이 572달러인데 반해 한국은 881달러였다. 재정적 안정이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노년기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느꼈다.
이밖에 한국인들은 재직 중인 기업의 지원 및 복지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직장생활에서 동료나 상사와 관계는 만족하는(47%) 반면, 수당이나 급여와 관련해선 불만족스러운(21%)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인도(73점), 태국(65.2점) 등은 웰빙지수가 높았다.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경제적으로 발전된 국가들이 하위권에 머물렀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