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이 전월보다 20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달러·엔화의 환율이 상승하자 수요가 줄고 환율차익 실현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8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은 671억4000만달러로 전월(691억1000만달러) 대비 2.8%(1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내·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은행에 예치한 외화예금을 말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700억달러를 돌파했으나 이후 4월 673억9000만달러, 5월 699억4000만달러, 6월 636억1000만달러, 7월 691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 예금잔액은 583억3000만달러로 전월(590억3000만달러)보다 7억달러 감소했다. 미 달러화 예금은 전체 외화예금 중 86.9%를 차지해 전월(85.4%)보다 비중이 늘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북한발 리스크의 영향으로 1130원까지 치솟자 개인의 예금 인출 및 수출기업이 현물환매도를 확대하며 외화예금이 줄었다.
엔화는 기업의 현물환 매도확대와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 담보금 반환 등에 따라 7억2000만달러 쪼그라든 3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또 유로화는 증권사의 주식 선물거래 증거금과 대기업의 EU(유럽연합) 과징금 송금 등으로 2억2000만달러 줄은 2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중국 위안화 예금은 9억9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억달러 줄었다. 영국 파운드와 호주 달러 등 기타통화 예금은 16억8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예금주체별로는 기업예금(553억3000만달러)과 개인예금(118억1000만달러)이 각각 12억1000만달러, 7억6000만달러씩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이 보유한 거주자외화예금은 574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9억7000만달러 줄었다. 외은지점의 보유액은 전월말과 보합세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