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녹십자‧한미약품‧유한양행, 왕좌 다툼 치열…10대 제약사 R&D 투자↑
[이슈 체크] 녹십자‧한미약품‧유한양행, 왕좌 다툼 치열…10대 제약사 R&D 투자↑
  • 한지호 기자
  • 승인 2018.02.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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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호 기자

 

[이지경제] 한지호 기자 = 녹십자와 한미약품, 유한양행이 제약업계 넘버원이 되기 위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지난해 3분기 기준)에서 전년(2016년 3분기 기준) 2위였던 녹십자가 1위로, 한미약품은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반면 1위였던 유한양행은 2계단 하락한 3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10대(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제일약품) 제약사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누적 영업이익은 4153억원으로 전년 동기(3441억원) 대비 20.69% 늘어났다. 이는 수출 확대 등 수익 구조 다변화가 호황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2016년 2위였던 녹십자는 영업이익 902억원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전년 동기(695억원) 대비 29.7% 급증한 수치다. 2위는 한미약품(3위)이 차지했다. 무려 89.23% 늘어난 808억원을 거수했다. 3위는 유한양행. 1위에서 2계단 하락이다.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698억원) 대비 12.03% 증가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래픽=한지호 기자
그래픽=한지호 기자

 

녹십자는 지난해 주력 상품인 혈액제제와 백신에서 실적이 개선되며 수익성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1.45% 포인트 상승한 9.38%를 기록했다. 10대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인 5.85%보다 높은 수치다.

한미약품은 다년간 투자한 연구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 중 자체 개발 의약품 비중이 71.5%(4890억원)에 달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이 11.81% 포인트로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다.

유한양행은 외부에서 도입한 신약과 자체 개발 개량 신약과 원료의약품 수출을 통해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순위 바꿈에 아쉬움이 남는다.

1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광동과 보령제약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광동제약(6위)은 전년 동기(374억원) 대비 26.20% 줄어든 276억원에 머물렀다. 보령제약(9위)은 무려 66.99% 줄어든 69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보령제약은 주력 상품인 카나브의 매출 부진이 뼈아팠다. 또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 매출 원가 등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진호 보령제약 홍보팀 차장은 이와 관련, "카나브가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 목표액을 250억원으로 설정했다“면서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와 러시아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한지호 기자
그래픽=한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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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제약사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린 효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관련 업계는 신약 개발보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집중했다. 이같은 영업 전략은 국내 제약 업계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왔고,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기도 했다.

제약 업계가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은 한미약품 등이 2016년부터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거두면서 부터라는 게 중론이다.

10대 제약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총 4714억원으로 전년 동기(4366억원) 대비 7.97% 늘었다.

업체별로 보면 한미약품이 1099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수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098억원) 대비 0.09% 소폭 늘었다. 이어 대웅제약이 820억원의 투자로 뒤따랐다. 같은 기간(740억원) 대비 10.81% 증가했다. 3위는 780억원(777억원)을 지출한 녹십자가, 4위와 5위는 각각 587억원(496억원), 486억원(377억원)을 집행한 동아에스티와 유한양행이 차지했다.

6위 종근당은 10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비가 521억원에서 455억원으로 줄었다. 이밖에 보령(228억원)과 JW중외제약(167억원), 제일약품(83억원) 등은 상위 제약사 대비 연구개발에 소홀했다.

무늬만 제약사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주인공은 광동제약. 연구개발 꼴찌다. 지난해 R&D에 투입한 비용은 단돈 9억원. 이마저도 다행이다. 2016년에는 단 한 푼도 연구개발에 쓰지 않았다.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은 ‘무늬만 제약사’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지난달 8일 열린 시무식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기반 구축을 목표로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보면 한미약품(16.07%)이 가장 높다. 이어 동아에스티(14.33%)와 대웅제약(11.34%) 순이었다. 이들을 제외한 제약사들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했다. 


한지호 기자 ezyhan120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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