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거친 상남자의 포효…북미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이지 시승기] 거친 상남자의 포효…북미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1.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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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쉐보레 콜로라도가 픽업트럭의 정석을 보여줬다. 이게 바로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거친 상남자의 기세가 하늘 끝까지 닿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은 덤이다. 겉모습은 딱딱하고 괴팍한데 의외로 섬세하다.

주행 능력도 기대 이상이다. 힘만 세고 둔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준족이다.

강하지만 섬세한 매력. 여행·상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는 평가가 허언은 아닌 것 같다.

기자와 마주한 콜로라도는 위풍당당했다. 압도적인 위엄이다. 비슷한 크기여도 디자인과 형태에 따라 받는 느낌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먼저 전면부는 강인함 그 자체다. 크고 각이 진 형태의 디자인은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어떤 장애물이라도 뚫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픽업트럭이라는 정체성이 완벽히 녹아들었다.

측면과 후면부는 큰 특징이 없다. 픽업트럭의 성격상 외관의 차별성을 두기 어렵다. 전장이 5415㎜로 동급 최장 길이라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운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10~20㎜의 차이도 상당하다.

실내는 생긴 것처럼 투박하다. 특히 최근 대중화 된 버튼식 시동이 아니라는 점이 의외였다. 쉽게 말해 과거 자동차처럼 열쇠를 넣고 돌려야 시동이 걸리는 방식이다.

사진=쉐보레
사진=쉐보레

운전석 시트의 경우 파워 요추 받침을 적용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계기판은 세련된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센터페시아는 전반적으로 심심한 느낌이다. 8인치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다양한 최신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지만 디자인의 완성도는 높지 않은 까닭이다. 한편으로는 세단이 아닌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이런 무심함이 의외로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픽업트럭 특성상 2열의 시트 각도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이미 예상했기 때문에 그다지 실망스럽거나 아쉽지 않았다.

픽업트럭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적재능력은 최상급이다. 제원상으로는 400㎏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적재중량을 한참 넘겨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짐으로 가득 차도 공차 상태와 적재 상태의 휠하우스 공간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픽업트럭의 본고장다운 작품이다.

듬직

이젠 듬직한 체구에 몸을 맡길 차례. 시승 코스는 서울 서초구에서부터 용산구, 동대문구 등 시내 주행이었다. 사실 이런 픽업트럭이라면 주행 코스는 산지 등 외곽으로 설정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게 아쉬웠다.

콜로라도의 주행 특징이라면 강인한 힘과 균형이다. 특히 V6 자연흡기 엔진으로 3649cc 배기량에 최대출력이 무려 312마력이다. 300마력이 넘는 픽업트럭은 상상도 못했다. 이게 바로 미국 스케일이다. 참고로 렉스턴 스포츠 칸(쌍용자동차)의 최대출력이 181마력이니 차이가 엄청나다.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사진=쉐보레

콜로라도의 엄청난 힘은 주행 중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록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한 번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무섭게 치고 달린다. 시내 주행 중 차선 변경을 위해 몇 차례 속도를 낼 때마다 인상적인 주행 능력을 선보였다.

코너링도 제법 안정적이었다. 높은 차고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빠른 속도로 좌회전을 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더욱이 시속 100㎞ 이상의 완전 고속 주행 혹은 적재가 된 상황에서도 완벽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가속, 제동 혹은 코너링 시 발생할 수 있는 차량의 미끄러짐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눈길, 빗길, 일반 도로 등 노면 상태에 따라 주행 모드를 변경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 포인트다. 특히 오프로드의 험준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어 픽업트럭의 DNA를 뽐낸다.

안전을 책임져 줄 브레이크는 적응이 필요한 것 같았다. 성능 자체의 문제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 세단을 주로 타는 기자는 순간순간 아찔함을 느끼곤 했다. 차체 무게 때문인지 기자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멈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이라기 보단 개인 적응력 차이다.

콜로라도에는 이것저것 안전사양도 담겼다. 후방주차 보조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픽업트럭의 성격을 감안한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등의 안전사양도 인상적이다.

총평이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을 원하는 혹은 상남자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온 것 같다. 아쉬움이라면 기름값이 싼 미국차라 그런지 연비(2WD 기준 8.3㎞/ℓ)가 좋지 않다는 것 정도다.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사진=쉐보레, 조성진 기자

 

조 기자도 타 봤습니다만…

[이지경제] 조영곤 기자 = 3년 만의 시승이다. 담당 기자가 내민 선택지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현대자동차 G90. 선택은 콜로라도다. G90은 예측 가능했지만 콜로라도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가 국내 픽업트럭시장을 평정한 쌍용자동차의 대항마로서 어느 정도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오랜 기간 현장을 떠났던 탓일까. 아니면 세단에 길들여진 탓일까. 육중한 체구가 부담스럽다.

외부 디자인은 픽업트럭답다. 전면부부터 후면부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멋이 제법이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도 디자인에 공을 들였지만 픽업다운 모습에서는 콜로라도가 앞서 있다는 생각이다.

실내 디자인에서는 렉스턴 스포츠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콜로라도는 섬세함이 떨어진다. 픽업의 성격상 고급스러울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너무 무뚝뚝할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다.

착좌감은 예상을 벗어났다. 주행 중 다양하게 각도를 조절했지만 실패했다. 시승 내내 불편함을 감수했다. 또 앞 뒤 간격 조절은 자동인데 등받이 각도 조절은 수동이라는 사실에 다소 놀랐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담당 기자를 통해 확인해 볼 요량이다.

뒷좌석은 비좁다. 기자의 신장은 대한민국 40대 성인 남성 표준인 171㎝. 운전석 시트를 조절한 후 뒷좌석으로 이동했다. 무릎 공간에 여유가 없다. 아이들이 앉는다고 해도, 2시간 이상 장거리를 이동한다면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힘은 넘친다. 북미를 대표하는 픽업트럭답다. 콜라라도 승이다. 덩치 탓이겠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살짝 밀리는 느낌이다. 이 부분은 운전이 익숙해지면 해소될 듯하다. 주행 중 아쉬움은 측면추돌경고시스템의 부재다. 덩치가 큰 탓에 차선 변경이 조심스럽다.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차량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 하루의 시승. 짧지만 강렬했다. 북미 정통 픽업트럭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시승 중 느낀 아쉬움들은 픽업트럭과 오랜 기간 동행할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 일수도 있다. 아무튼 쌍용차가 정말 강적을 만났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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