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험상품 선택권 강화…유사서비스 중복 등은 ‘숙제’
소비자 보험상품 선택권 강화…유사서비스 중복 등은 ‘숙제’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7.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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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보험비교 플랫폼’ 출시로 보험료 직접 비교 가능…11개사 참여
온라인‧모바일채널 가입 확대 전망 속 빅테크 플랫폼 시장독점 우려
보험 다모아 홈페이지 갈무리.
보험 다모아 홈페이지 갈무리.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내년 초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 소비자가 각 회사별 상품을 비교해 가입하는 서비스가 출시된다. 이를 통해 보험업계 채널 가입이 확대되고 가격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출시되는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개별 API가 아닌 표준 API가 도입될 예정이다. API란 데이터 제공자와 플랫폼의 각 프로그램이 상호 통신하는 방법을 정의한 문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정례회의를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에스케이플래닛, 엔에이치엔페이코, 카카오페이,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이 특례를 부여받아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 있게 됐다.

본래 보험상품 비교 추천을 하려면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다. 이번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11곳은 규제특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아울러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사의 제휴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수취하는 수수료를 일정 한도 내로 제한했고 보험사에 일반적인 거래 조건에 비해 불리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취급 상품은 온라인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제외), 펫보험, 신용보험 등이 해당되며 상품구조가 복잡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는 건강보험 등은 제외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되면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와 보험사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보험사 간 경쟁 촉진, 보험료 부담 절감 등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초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보험사와 플랫폼간 전산개발, 제휴 등 서비스의 원활한 준비‧운영이 가능하도록 참여 보험사와 플랫폼간 공동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의 '해외 보험상품비교사이트 운영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상품비교가 용이한 단기보험을 중심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2000년대 초 온라인판매중개 기능을 수행하는 보험가격비교사이트가 등장했으며 영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영국 보험시장 보험상품 가입과정에서 가격비교사이트를 활용하는 비율은 자동차보험이 38.6%로 가장 높았고 여행자보험(25.2%), 주택보험(22.5%), 펫보험(21.4%)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보험상품에 대한 비교·추천이 가능해짐에 따라 온라인‧모바일(CM)채널 가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의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온라인 상품 허용에 따라 CM채널 가입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며 “자동차보험의 경우 약 30~40%정도가 이미 CM채널을 통한 가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다른 상품 가입도 CM채널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플랫폼사와 보험사가 제휴를 통해 비교·추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의 참여정도나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도 온라인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앞두고 최근 다이렉트 채널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이미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펫보험이나 해외여행자보험을 선보였다. 다른 보험사들도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앞두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상품 비교가 되기 때문에 보험사 간 경쟁이 활발해지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라며 “각 보험사별로 어떠한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생·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보험다모아’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핀테크 업체들이 출시하는 신규 서비스와 어떤 차별점이 있겠냐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보인다”며 “다만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통하기 때문에 고객편의 부분에서 다른점이 무엇인지는 시범적으로 운영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상품에 대한 시장독점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빅테크 사업 특성상 소수에 의한 지배적 플랫폼이 구축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연구원 황인창 연구원은 “온라인 중심의 사업모형은 금융정보의 집중현상을 심화시키고 시스템의 정보 효율성을 낮춘다”며 “불투명한 수수료 부과 등 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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