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은행과 예금금리차 줄자 체질강화에 무게
저축은행, 은행과 예금금리차 줄자 체질강화에 무게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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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저축은행 건전성에 올인하면서 금리인상 자제
고금리에 경기 악화로 조달비용 상승...경영환경 부담
은행채 발행한도가 폐지되면서 금리 상승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주요 저축은행이 건전성에 올인하면서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년물) 평균 금리는 연 4.23%다. 지난해 동기(연 4.48%)와 비교하면 0.25%포인트(p) 낮다. 금리 상단을 놓고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달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상단은 연 4.55%다. 지난해 금리 상단(연 5.60%)과 비교하면 1.05%p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3.39%다. 저축은행 평균 대비 0.84%p 낮다. 그러나 각 업권별 금리 상단을 놓고 보면 격차는 0.35%p로 좁혀진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예금하면 연간 15만원 차이다.

또한 올 상반기 예금 금리 평균은 0.26%p 오르는 데 그쳤다.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올해 고금리 예금 출시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이 자금 조달 속도를 늦추는 이유는 소매금융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대출량이 줄어든 만큼 자금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매달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08조9848억원으로 지난 1월(115조6003억원) 대비 6조6155억원 줄었다.

올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은 수신잔액을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14조8870억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반등했다. 7월 수신잔액은 115조312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이달 들어 연 4%대 중반 금리를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도 대거 등장했다. CK‧동양‧머스트삼일저축은행이 각각 4.6%, OK‧페퍼저축은행 4.41%, SBI‧웰컴저축은행 4.0%, 한국투자저축은행 4.25%도 4.0% 이상의 고금리 예금을 판매 중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연 5%대 중반, 신협이 연 5%대 초반 예금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금융권의 지나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은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데다가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머니 무브'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금리 예금 만기 및 재유치 현황과 금리 수준을 일 단위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금융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서 “올해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 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저축은행권은 내년을 대비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캠코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저축은행으로부터 매입한 무담보 채권액은 2786억원이다. 이미 지난해 인수액(2018억원)을 넘긴 상황이다. 저축은행 차주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사업이 줄어든 만큼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대환대출 플랫폼 등 디지털 전환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지금보다 금리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년 실적이 확실하지 않은데 수신금리를 과하게 책정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라며 "지난해 고금리에다 경기가 악화돼 조달비용이 상승해 경영 환경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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