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① 은행
[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① 은행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1.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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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생금융 지원안 함께 논의할 것"
27일 두번째 간담회에서 활성화 대책 검토
사진= 각 사
사진= 각 사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코로나19에 이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금융권은 급증하는 이자이익을 앞세워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지경제는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은행권이 연말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생금융 방안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존 금융지원 대책에 더해 새로운 비금융 지원책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8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는 이번 상생금융안에 취약차주 대출금리 인하 등 직접적인 금융지원 외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국내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14조1000억원) 대비 38.2%(5조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국내은행들은 올 3분기까지 이자이익으로만 44조20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40조6000억원) 대비 8.9%(3조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 금융당국 "상생금융 지원 방안 조속히 마련할 것"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위해 당국은 최근 실시한 금융지주회장과의 간담회에 이어 전 업권 CEO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상생금융을 독려하기로 했다. 오는 27일엔 17개 은행장들과 두번째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8대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간접적으로 주문한 바 있다. 

2조원 규모의 횡재세를 거론하며 그만큼의 상생금융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라고 제시한 것이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지원 대상으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목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금융지주와의 간담회에서 "단기간 급격히 늘어난 이자부담 등으로 우리경제를 바닥에서부터 떠받쳐온 동네·골목상권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권 특히 은행권은 역대급 이익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금융권의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곧이어 신한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고 취약차주 지원을 강화하는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패키지에는 ▲앞서 시행 중인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의 기한 연장과 대상 확대를 위한 610억원 추가 지원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를 위한 440억원의 신규 지원 등 총 105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계획이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저금리 대환대출 공급 확대 ▲자영업자 입출식통장 특별우대금리 도입 ▲청년전용대출 한도 확대 등을 검토해왔다. 우리은행은 코로나로 인한 연체발생과 고금리·고물가로 힘든 시기를 겪는 소상공인에게는 이자 면제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을 대상으로도 이자 캐시백과 일부 감면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계는 각 사가 처한 경영 환경과 전략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큰 틀에서 이 같은 방안들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과 함께 비금융 지원안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각사가 보유한 부지를 활용한 방안이 거론된다. 일례로 시중은행은 각 지점 영업장을 무더위 쉼터와 고령층 금융교육장 등으로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도 논의된다. 우리은행은 내년 1월부터 전통시장 인근 지점 21곳의 주차장을 주말동안 시장을 찾은 이용객에게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사옥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손흥민 선수의 대형 그래피티와 유니폼 등을 전시하며 주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토지와 건물로 12조원에 달하는 영업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여러 지역밀착형 사회환원 대책이 이번 상생금융 방안에 담길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활동과 관련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원과 사회불평등 해소에 앞장서겠다"며 "어떤 형태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을지는 내부적으로 논의 후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실적과 상생금융안 겹쳐 "사실상 부담"

이러한 상생금융안이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7일 내년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대손비용 증가에 따라 올해보다 10%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은 다소 축소돼 이자이익이 올해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또 신규로 연체된 대출 비율(신규연체비율)이 상승하는 등 대손비용 증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게다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상생금융방안이 내년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에서 직접 내려온 지침이기 때문에 실행하지 않을순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거론되는건 이자수익을 취약층에게 지원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며 "지속해서 금융권만 압박당하는것이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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