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현대차, 폐어망 재활용으로 ‘순환경제‘ 구축
삼양사·현대차, 폐어망 재활용으로 ‘순환경제‘ 구축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12.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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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폐어망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글로벌 친환경 인증 획득 
친환경 자동차 내외장재 부품 개발…LCA시스템 도입, 탄소 감축

현대차, 본격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울산정자항과 체계구축 협약
폐어망 수거·업사이클링해 해양 쓰레기·기후 위기 문제 적극 대응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삼양사, 현대자동차 등 국내기업들이 폐어망 재활용을 통해 순환경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순환경제는 자원의 이용과 생산, 소비, 폐기 등의 경제활동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가리킨다. 기존의 선형경제에서는 자원을 채취해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한 후 폐기하는 방식으로 경제활동이 이뤄진 것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선형경제에서는 자원의 낭비와 고갈, 환경오염이 발생했다. 반면 순환경제는 자원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낭비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엘솔루션즈의 ‘ECV 오션 플라스틱’ 인증 마크. 사진=유엘솔루션즈
유엘솔루션즈의 ‘ECV 오션 플라스틱’ 인증 마크. 사진=유엘솔루션즈

삼양그룹은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의 국제 인증을 획득하고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구축하며 친환경 경영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삼양그룹의 화학·식품 계열사 삼양사는 최근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나일론) 소재 ‘트리에코 4D(TRIECO 4D)’ 9종으로 국제 시험·인증기관인 유엘솔루션즈의 해양 플라스틱 재활용 글로벌 인증 ‘ECV 오션 플라스틱(2809-3)’을 획득했다.

ECV 오션 플라스틱 인증은 해양 폐기물 재활용 플라스틱의 무기물 함량과 특성,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확인함으로써 해당 소재의 물성을 검증하고 ‘그린워싱(실제로는 아니지만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엘솔루션즈가 만든 인증제도다. 

원료의 집하, 운반을 포함해 재활용 소재로 만들기까지 전 주기를 추적하고 모든 과정을 현장실사를 통해 엄격하게 확인해 인증한다.

삼양사가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트리에코 4D 9종은 품질이 우수하고 물성이 약해지는 재생 플라스틱의 한계를 삼양사의 컴파운드(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 기술력으로 극복한 소재다. 교체주기가 짧은 국내 근해 어업에서 발생되는 어망을 폐자원으로 사용한다.

삼양사는 다수의 국내외 자동차 업체의 재료표준규격에서 요구하는 재료물성 기준을 통과해 자동차 내외장재뿐만 아니라 차체구조용으로도 쓸 수 있는 부품도 개발 중이다.

삼양사 관계자는 “이번 ECV 오션 플라스틱 인증으로 트리에코 4D에 사용된 해양 폐기물에 대한 신뢰성과 소재의 우수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며 “폐어망 재활용 소재의 용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해당 소재를 생활용품, 가구, 패션 잡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최근 삼양사, 삼양화성, 삼양이노켐 등 화학사업부문 계열사에 전과정평가(LCA) 시스템을 구축하고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LCA시스템 구축으로 양산 중인 모든 제품별 탄소배출량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신규 개발 제품의 재생소재, 바이오소재 등 친환경 소재 적용 시 감소되는 탄소배출량을 예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삼양그룹은 LCA시스템을 통해 사업장별로 제조 전단계와 제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생량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LCA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사용, 폐기 단계까지의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산출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LCA를 통한 탄소배출량 감축에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세(CBAM), 유럽연합(EU) 자동차 전과정평가제 등 탄소배출량과 관련된 국제 규제가 마련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도 폐어망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폐어망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도 폐어망 업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이달 15일 울산 정자항에서 ‘울산 정자항 폐어망 자원순환 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에는 회사와 울산 북구청과 울산 수산업협동조합, 폐어망 업사이클 소셜벤처기업 넷스파, 비영리 해양복원단체 블루사이렌 등이 참여했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가 전개하고 있는 ‘에코 사이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해양 폐기물 관리 및 업사이클링(새활용)을 통해 해양 쓰레기와 기후 위기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현대차는 어업 활동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어망의 재자원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폐어망 수거→업사이클링→차량 부품 적용’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관련 기관 및 기업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가 해양환경 개선 및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정자항 일대 미관 개선과 어민들의 폐어망 처리 부담 경감 등 지역사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 북구에 위치한 정자항은 국내 최대 참가자미 집산지로 연간 약 130톤의 폐어망이 배출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 울산 북구청, 울산 수협, 넷스파, 블루사이렌은 폐어망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 이를 위해 정자항 일대에 110㎡ 규모의 폐어망 집하장 조성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울산 북구청과 울산 수협이 집하장 부지를 제공하고 행정 절차를 지원했다.

향후 블루사이렌은 집하장 관리 및 폐어망 수거를, 넷스파는 수거된 폐어망의 재원료화를 담당한다. 현대차는 프로젝트 운영에 관한 제반사항을 지원하고 재원료화된 폐어망을 자동차 부품 소재로 양산 적용하는 것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자항 폐어망 자원순환 체계 구축 프로젝트’는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프로젝트 진행성과 등을 바탕으로 향후 다른 지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대차는 여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생태계 복원,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복원 등 지구와 사람의 공존을 위한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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