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비건가죽’ 만드는 기업 ‘베가텍스’ ④·끝
[이지기획] ‘비건가죽’ 만드는 기업 ‘베가텍스’ ④·끝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12.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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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전 과정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
식품부산물의 재탄생, 협업프로젝트 다양
[이지인터뷰] 박지은 베가텍스코리아 대표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비건가죽은 단순히 기존 동물가죽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원료부터 코팅, 염료, 안감, 접착제 등 전 생산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 개념이다. 완제품의 생분해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에 더 집중한다.”

박지은 베가텍스코리아 대표는 “비건가죽은 아직 초기 도입 단계기 때문에 기존 가죽을 대체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비건가죽이 모든 동물성 가죽을 대체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비건가죽의 개념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지은 베가텍스 대표. 사진=김성미 기자
베가텍스의 비건가죽으로 만든 디자이너 의상과 박지은 베가텍스코리아 대표. 사진=김성미 기자

비건가죽 전문회사 베가텍스의 한국지사장을 맡고 있는 박지은 대표는 “한국은 생분해성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우리보다 2~3년 빠른 선진 비건가죽 시장인 유럽은 비건가죽 자체보다는 ‘써스테이너블 레더(Sustainable leather : 지속가능 가죽)’를 지향한다면서 이 시장에 진출하려면 ‘LCA(Life Cycle Assessment, 환경전과정평가) 보고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비건가죽’이란 제조과정에서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가죽 대체재다.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인조가죽이나 환경친화적이면서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동물가죽 대체제보다 더 큰 개념이다. 적용 가능 분야는 동물성가죽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에선 비건가죽이 극히 초기 적용 단계지만 해외에서는 구미지역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산업에 비건가죽이 확대 적용되는 중이다.

가치소비의 개념이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 동물권 구현을 통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박 대표는 “베가텍스의 모든 가죽은 소가죽 대비 35배, 기존 100% 화학물질 유래 합성피혁 대비 5배 이상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고 유해화학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인체에도 무해하다”면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비건가죽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인증도 획득했다”고 말했다.

베가텍스는 주요 원재료부터 재활용한다. 주 재료는 식음료 부산물이다. 사과와 레몬 껍질, 맥주박(찌거기) 등 음료산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새활용)하고 수용성 폴리우레탄을 덧대 애플스킨, 레몬스킨, 발리스킨 등 다양한 비건가죽을 생산한다. 

사용할 수 있는 식음료 부산물은 다양하다. 버려지는 식음료 부산물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비건가죽을 생산할 수 있다. 최대 66%까지 식물성 자원을 사용한다.

식음료 기업과 상생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맥주회사 버드와이저로부터 산업 폐기물인 맥주박을 제공받고 이를 활용한 가죽개발을 위한 기술투자 지원을 받으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귀리음료 회사나 위스키 회사 등과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버려지는 식음료 부산물을 수거해서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의미있다”며 “식음료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호 윈윈과 ESG 경영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음료 부산물을 새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인 산업폐기물의 매립과 폐기를 최소화하고 다른 친환경 가죽 브랜드와는 달리 원자재를 얻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량도 더 적다”고 덧붙였다.

베가텍스 비건가죽 이미지. 사진=베가텍스코리아
베가텍스 비건가죽 이미지. 사진=베가텍스코리아

베가텍스는 이탈리아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본력이 만나 2014년 탄생했다.

비건가죽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기업과는 생산설비 노후화와 높은 인건비로 인한 제품 단가 상승 때문에 2017년 회사를 분리했다. 이후 홍콩에 본사를 마련하고 원료 시장이 있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뒀다.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유럽향 스마트폰에 베가텍스 비건가죽을 입힌 제품을 출시하면서부터다. 

박 대표는 “초기 사업화 단계로 기존 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적용 산업의 기준을 맞춰 나가는 것이 큰 과제이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면서 “첫 작품인 유럽향 샤오미 스마트폰에 제품을 적용할 때는 3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제품당 적용까지 6개월로 적용 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한국지사인 베가텍스코리아는 올해 설립했다. 국내 양대 섬유전시회인 ‘프리뷰 인 대구(PID)’와 ‘프리뷰 인 서울(PIS)’에 참가하면서 한국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박 대표는 “PIS 등 국내 전시회에는 올해 처음 참가했는데 큰 관심에 놀랐다”면서 “한국 친환경 제품 시장 규모나 인식 부족에 대한 걱정과 달리 적극적인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국내 전시회 출품을 통해 공동 연구개발(R&D)과 상품견본 제작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 미국 카시트 제조사와 카시트 가죽을 대체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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