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재정준칙 도입, 국회 문턱 언제 넘나
지지부진한 재정준칙 도입, 국회 문턱 언제 넘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1.0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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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지금처럼 지출하면 2070년 국가채무 7137조원...GDP 2배"
기재위 논의 단계서 멈춰..."재량지출 통제할수록 국가채무 줄어"
이미지=픽사베이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정부의 지출을 제어할 '재정준칙' 도입이 또 무산된 가운데 이대로라면 50년 뒤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문제가 날로 심해지면서 국회를 중심으로 국가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재정준칙 도입을 담은 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재정준칙은 나랏빚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매해 나라살림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일종의 규율이다. 매해 나라살림의 적자 규모를 제한하는 일종의 규율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값인 관리재정수지를 지표로 삼는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매년 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국가채무가 GDP 대비 60%를 넘어서면 적자 폭을 GDP 대비 2% 이내로 축소하는 등 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것이 재정준칙의 주요 골자다.

재정준칙은 전임 문재인 정부부터 도입을 추진해온 방안으로 지난 2020년 통합재정수지를 기준으로 발표됐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관리재정수지로 기준을 바꾸고 산식을 단순한 수지·채무 기준으로 변경하며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2년 연속 법제화가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재정준칙안(왼쪽)과 현 정부 개정안(오른쪽) 비교표. 이미지=기획재정부

현재 국회에서는 여야 논의를 거쳐 재난 등 예외적인 상황으로 재정준칙의 상한을 어겼을 때 그다음 해에 세계잉여금의 100%를 채무 상환에 갚는 내용 등이 포함된 수정안이 마련된 상황이다. 그러나 논의가 뒷순위로 밀리면서 지난해 국회 기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편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재정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2022∼2070년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추가경정예산 등을 비롯한 정부의 재정지출이 현재와 동일한 수준일 때 2070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7137조6000억원으로 GDP의 19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 등을 바탕으로 GDP 대비 정부의 재량지출 비중이 장기적으로 2012∼2022년 평균 수준인 12.8%로 수렴한다고 가정했을 때 나온 수치다.

시나리오별 207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전망. 시나리오 1은 현재 수준의 지출이 계속될 경우 시나리오 2에서 4로 갈수록 정부의 재량지출이 통제될 경우의 수치다. 이미지=국회예산정책처

다만 정부의 재량지출을 통제할수록 국가채무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량지출은 법령에 의해 수혜 대상과 지출 규모가 정해진 의무지출보다 상대적으로 정부 의지에 따라 조정이 쉽다.

정부의 GDP 대비 재량지출 비중이 코로나19로 지출이 늘어난 때를 제외한 2012∼2019년 수준(11.7%)에 수렴한다고 가정하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149.9%였다. 2026년부터 재량지출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119.0%, 총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으로 유지해 결과적으로 재량지출 증가율이 서서히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77.3%였다.

정부는 올해 국가채무가 GDP 대비 1195조8000억원으로 GDP 대비 5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오는 5월 말까지 재정준칙 법제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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