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펫보험 시장…제도개선 선결이 관건
몸집 불리는 펫보험 시장…제도개선 선결이 관건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1.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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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국내 가입률 1% 돌파…국정과제 선정·인식 확산 영향
동물등록제 보완·진료내역 증빙자료발급 의무화 등 여건 개선 시급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손해보험업계 신사업으로 ‘펫보험’이 떠오른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물등록제 보완, 진료내역 증빙자료 발급 의무화 등 제반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지난 2020년 0.4%에서 2022년 0.9%, 지난해 상반기 1.1%로 증가했다. 스웨덴(40%) 영국(25%), 노르웨이(14%), 일본(12.5%) 등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펫보험 시장이 성장가도에 올라 앞으로 보험업역 내 주요 분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펫보험 가입률 증가는 정부가 지난 2022년 7월 해당 보험 활성화를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하고, 이후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진료항목 표준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당국의 움직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반려동물 인구도 증가하면서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차츰 저변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를 포함해 총 11곳이다.

이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 보험업계 최초로 장기 펫보험 ‘펫퍼민트’를 내놓은 이후 시장점유율 80% 내외를 차지하며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2022년 9월 생후 61일부터 만 10세까지 가입 가능한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 출시에 이어 지난해 3월부터 반려묘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또 DB손해보험은 지난해 7월 연간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하는 ‘펫블리 반려견 보험’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6월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선보인 KB손해보험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펫사업 전담부서를 신설, 펫보험 신상품 개발을 비롯해 신사업 역량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펫보험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소리가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다만 실제 표준화가 되려면 수의사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실제 효과를 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관심이 4월 총선에 집중되면서 펫보험 활성화 국회 논의도 멈췄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따르면 현재 동물 진료부 발급 의무화를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 7건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서 계류 중이다.

관련 법 개정안은 소비자가 동물병원에 요청 시 진료내역과 진료비 증빙 서류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료분쟁 등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게 법 개정 주요 목적이나 금융당국은 해당 법이 개정되면 진료기록 의무 발급 등으로 펫보험 청구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내놓은 '반려동물보험 제도 개선방안'에서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도 발표한 바 있다.

펫보험 활성화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이지만 국회에서는 후순위로 밀려 있다. 가장 오래된 개정안은 이성만 국회의원안으로 2020년 7월 발의됐지만 같은 해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된 후 논의된 적이 없다. 

나머지 6개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손해보험업계와 수의업계 등 민간에서는 보험금 청구 간소화, 진료부 발급 의무화 등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지만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 성장 규모가 아직 더딘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펫보험을 판매하는 10개 손보사의 작년 10월 말 기준 신계약 및 보유계약 건수는 각각 4만8325건, 10만119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8%, 41% 증가한 수준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은 가입률은 아직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동물병원 진료체계 표준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다양한 상품·서비스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보장 범위 확대와 같이 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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