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10% 넘어서자 자산건전성 '비상'
저축은행, 연체율 10% 넘어서자 자산건전성 '비상'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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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고정이하여신 1년새 2배 증가...고금리 영향도 한몫
"부실위험 커져…대출 확대 아닌 건전성 관리" 필요성 대두
은행채 발행한도가 폐지되면서 금리 상승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국내 저축은행들 가운데 6곳 중 1곳 이상의 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해 동안에만 연체율이 두 배 가까이 뛰면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가 길어지면서 취약 차주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들의 대출 연체율은 평균 6.1%로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p) 올랐다.

전체 저축은행들 중 17.7%에 해당하는 14곳의 연체율이 10%를 웃돌았다. 그 중에서도 SNT저축은행의 연체율이 23.9%로 같은 기간 대비 17.5%p 급등하며 20%대를 기록했다. 여신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중·상위권사들 중에서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연체율이 17.2%로 최고였다.

이밖에 ▲안국저축은행(13.4%) ▲라온저축은행(12.9%) ▲상상인저축은행(12.7%) ▲동양저축은행(11.5%) ▲HB저축은행(11.3%) ▲융창저축은행(11.1%) ▲아산저축은행(11.0%) ▲바로저축은행(10.9%) ▲솔브레인저축은행(10.5%) ▲유니온상호저축은행(10.5%) ▲조흥저축은행(10.3%) ▲더케이저축은행(10.1%) 등의 연체율이 1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건설업 등의 연체가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저축은행 5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땅을 확보하거나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돈을 빌리는 것) 연체율은 평균 6.92%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2.4%) 대비 4.52%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1년 새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5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액은 2조8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OK저축은행이 9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BI저축은행이 68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각각 576억원, 257억원, 페퍼저축은행은 123억원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 연체율도 OK저축은행이 9.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6.7%), 웰컴저축은행(4.42%), 페퍼저축은행(4.32%) 순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경우 타 업권에 비해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데다 최근 시중은행과의 수신 경쟁에서도 밀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가 지속될수록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금리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어지면서 한은도 올해 하반기에나 손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 분야에서 건전성 문제가 화두일 것"이라며 "저축은행 차주 대다수가 다중 채무자거나 신용이 낮아 대출을 취급할수록 적자인 상황"이라면서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여신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면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분석대상 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는 기업여신(73.9%)에 편중돼 있는데 기업여신 중 부동산관련여신 비중이 47.6%로 높은 만큼 부동산 경기와 지역 건설사 신용위험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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