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ELS 상품 속속 판매 중단…우리은행은 유지
시중은행, ELS 상품 속속 판매 중단…우리은행은 유지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4.02.0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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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 ELS 판매 중단 결정
우리은행은 당국 개선 방안 나온뒤 정책 정비
사진=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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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손실액만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해당 상품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주요 시중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있다. 홍콩H지수 기초 ELS의 대규모 손실로 금융당국이 은행의 ELS 판매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거쳐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고, 차후 시장 안정성 및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비예금상품위원회를 열고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연계신탁(ELT)와 주가연계펀드(ELF)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S&P500, 유로스탁(Eurostoxx)50, 닛케이225 등 주요 주가지수의 최근 10년간 최고점 형성으로 인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홍콩H지수 ELT 상품으로 손실이 발생한 고객에 대한 사후관리 및 영업점 현장 지원에 집중하는 한편 채권형 상품 공급을 강화하고, 대안상품을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ELS 상품 판매 중단은 다음달 5일부터다. 신한은행은 소비자보호 관련 제도와 내부통제 등을 재정비한 후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홍콩H지수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이유로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주요 시중은행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우리은행은 상품 판매 관련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통해 홍콩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를 제한했다"며 "타행 대비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해 금융소비자의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은행은 현재 금융당국이 투자상품 관련 개선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만큼 결과가 도출되면 그에 맞춰 판매정책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같이 은행권이 ELS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은 최근 중국 경기 부진으로 홍콩H지수 ELS 상품 손실률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일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행태가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전날 홍콩H지수는 지난 26일 대비 48.69p 오른 5408.93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29일(5768.50) 대비 359.57p 빠지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H지수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79.8%인 15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다. 1분기(1~3월) 3조9000억원, 2분기(4~6월) 6조3000억원 등 상반기에만 절반을 웃도는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몰려 있다. 현재 손실률 추세가 이어진다면 손실액은 6조~7조원에 이른다는 추산이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의 ELS 판매 중단을 포함해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질의에 "상당 부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고위험상품이라 하더라도 상품 구조가 단순한데 고위험인 것도 있고 구조 자체가 복잡한 것도 있다"며 "어떤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LS는 은행이 고객이 맡긴 자산을 일정 기간 운용하고 관리해 이익을 남기는 신탁 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신탁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수료가 은행의 비이자이익으로 잡히는 만큼 올해 비이자 수익원 확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 ELS사태로 인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큰 만큼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의 향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상반기 홍콩 ELS 손실액은 5조~6조원으로 추정된다. 지수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에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홍콩 ELS 만기 상환 금액은 수조원을 넘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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