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프리미엄‘ 여전한 코인시장...규제에 막힌 유동성
‘김치 프리미엄‘ 여전한 코인시장...규제에 막힌 유동성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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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프리미엄 10% 육박...BTC, 해외보다 900만원 비싸
현물 ETF 금지 여전...”코인 직접투자 수요 분산될 곳 없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실시간 거래가격을 주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7만3000달러(한화 약 9786만원)에서 6만7930달러(약 9030만원)까지 오르내리는 와중에도 한국 코인시장의 ‘김치 프리미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21일 오전 8시5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9.84% 오른 6만7930달러(한화 약 9030만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는 비트코인이 9922만원을 기록했고, 업비트에서는 997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만 봐도 국내외 가격차가 약 900만원에 달한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암호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가를 뜻하는 단어다. 

통상 김치 프리미엄이 5%를 넘으면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국내 암호화폐 투기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 형성기인 2013년경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40%를 초과한 적도 있었고, 그 후로도 5% 내외를 유지했다. 2021년 ‘크립토 윈터’ 시기에도 김치 프리미엄은 지속됐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외 가상자산 투자환경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원화로 비트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폭증할 때, 국내에서 원화로 구매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수가 적으면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시장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면, 국가간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즉시 차익을 노린 거래가 발생하므로 곧 가격차이가 해소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가상화폐 시장은 외국인 거래가 막혀있으며, 거래소가 유동성을 공급하는것도 불법이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판매를 승인했지만 국내에는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사진=뉴시스

미국에서 허용된 가상자산 기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서는 여전히 금지라는 점도 김치 프리미엄 형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월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비트코인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판매를 승인했다. 기존 비트코인 선물 ETF 허용에 이어 규제를 한층 완화한 것이다.

다만 국내에선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선물·현물을 막론하고 국내 자본시장에서 법적·제도적으로 가상자산 ETF는 이든 시장 거래상품으로 출시하기 위한 ‘기초자산’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허용한 다음날 “국내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국내 개인·기관·법인 투자자들의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거래를 금지하라고 증권사들에 공지했다.

이렇듯 코인 직접투자 외에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수요를 분산할 파생상품이 금지되면서 투자 수요가 코인시장 한 곳으로만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법인과 기관의 투자가 가능해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가상자산 관계사들과 더불어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불법 외환거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 19일 고광효 관세청장이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를 방문해 DAXA 의장,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 부사장, 자금 세탁 방지 담당자, DAXA 상임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간담회 자리에서 관세청은 거래소 측에는 의심스러운 거래 정보를 적극 탐지·보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거래소는 관세청 수사 사례, 단속 계획 등에 대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고광효 청장은 ”가상자산 가격 급등에 따라 재정거래 목적의 불법 외환거래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DAXA를 중요한 파트너로 삼아 불법 외환거래를 적극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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