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기업들 모여 드림팀 결성…기업·대학 등 40여 단체 동참
두산로보틱스·에이딘·스페이스뱅크 등 분야별 전문기업 모여 한뜻
최강국 향한 첫발 순항…로봇 공용 AI 모델 개발 등 5대 과제 개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일 로봇 AI 기술패권을 향한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한 가운데, 로봇 AI 최강국을 향한 연합의 준비가 순조롭다. 서울대 등 대학과 로봇 관련 국내 최고의 기업은 물론 유관 단체까지 40여 기관이 한뜻으로 뭉쳐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로봇 기업으로 연합에 참여한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4위의 역량을 바탕으로 ‘지능형 로봇 설루션’ 개발에 주력,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높인다. 또 로봇 부품기업으로 합류한 에이딘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등 모든 로봇에 필수적인 센서와 모듈을 국산화해 한국 로봇 AI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DX 전문기업 스페이스뱅크는 로봇 연구기업으로 참석해 로봇 AI 플랫폼 기술 혁신을 도모한다.
연합 출범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지능형 로봇 설루션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통합하겠다는 목표다. AI를 통해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하고 작업 시간을 최소화하며 다수의 협동로봇간 협업을 통한 효율적인 작업을 지원한다. 특히 간단히 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는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 제품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두산로보틱스는 물류, 용접, 커피 제조 등 개별 작업의 정밀성을 높이고 작업의 최적화를 목표로 지능형 로봇 설루션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특정 작업이나 제한된 영역에서 높은 성능을 보이는 ‘특화인공지능(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을 적용한다. 제조 분야 지능형 로봇 설루션의 연내 출시가 첫 번째 계획이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하반기에 AI & 소프트웨어와 휴머노이드 R&D 조직을 신설한다. 또 최적의 로봇 연구 환경을 갖춘 R&D 센터도 구축한다. 더불어 로봇 R&D,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AI 등 ‘실용적 휴머노이드’ 사업을 담당할 우수인력 확보에도 힘을 싣는다. 빠른 실행으로 명확한 기술우위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 전략도 도입한다.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타운홀미팅에서 전 임직원들에게 “협동로봇 시장을 넘어 성장 잠재력이 더욱 큰 지능형 로봇시장의 톱티어가 되기 위해 기술 혁신으로 제품 초격차를 이끌어내고,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내재화, 전략적 파트너십, M&A 기회 확보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할 뿐만 아니라 실행 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혁신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로봇 기업으로는 두산로보틱스 외에 ▲레인보우로보틱스(협동로봇) ▲에이로봇(성인형 휴머노이드) ▲홀리데이로보틱스(휴머노이드) ▲원익로보틱스(물류로봇) ▲위로보틱스(웨어러블로봇) ▲블루로빈(휴머노이드) ▲로브로스(로봇바리스타) ▲엔젤로보틱스(웨어러블로봇) ▲뉴로메카(양팔협동로봇) ▲LG전자(서빙·물류·안내 등 서비스 로봇) ▲HD현대로보틱스(산업용 로봇) 등이 참여한다.

로봇용 힘·토크 센서, 그리퍼 등 로봇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에이딘로보틱스의 합류도 연합의 성공적인 안착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다. 성균관대 로보틱스 이노버토리에서 스핀오프한 에이딘로보틱스는 협동로봇부터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적용할 수 있는 센서와 모듈, 자동화 설루션, 사족보행 플랫폼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K-휴머노이드 연합에서 센서 제품 공급을 맡았다. 연합 참가사 중 로봇용 센서를 담당하는 곳은 에이딘로보틱스가 유일하다. 그간 로봇용 센서는 외국산에 의존해 왔는데, 에이딘로보틱스의 합류로 국산화 제품을 활용하게 됨으로써 기술은 물론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연합에 참여하기에 앞서 일찌감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확산에 대비하고 있었다. 회사 내부적으로 휴머노이드 시장에 맞춤 별도의 센서 라인업 구축을 새로운 전략으로 꾸리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때마침 산업부의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 제안이 왔고, 현장 실사를 거쳐 드림팀의 일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에이딘로보틱스가 새로이 구축한 휴머노이드용 센서 라인은 피부형 택타일 센서 시리즈(ATT)와 초박형 고하중 3축 힘 센서 등이다. 피부형 택타일 센서는 로봇 손과 손바닥 부위에, 초박형 고하중 3축 힘 센서는 로봇 발목과 발바닥 부위에 탑재된다. 이 외에도 손목용 스마트 6축 힘·토크 센서, 손가락용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 관절용 초박형 관절 토크 센서 등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설루션을 구비하고 있다.
에이딘로보틱스 관계자는 “로봇용 센서 전문기업으로서, 외산에 의존하던 한국 로봇에 국산 힘토크 센서 및 휴머노이드 센서를 공급,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로봇을 생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휴머노이드 시장으로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기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힘·토크 센서, 로봇핸드 외에 새로운 매출 및 영업이익을 이끌 수 있는 시장으로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이딘로보틱스와 함께 연합에 포함된 로봇 부품기업은 ▲SK온(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삼성SDI(배터리) ▲리벨리온(온디바이스 AI) ▲딥엑스(온디바이스 NPU) ▲테솔로(그리퍼) ▲로보티즈(액추에이터) ▲패러데이다이나믹스(로봇모터) ▲코모텍(로봇모터) ▲SBB테크(하모닉감속기) 등이다.
AI DX(지능형 디지털전환) 전문기업 ㈜스페이스뱅크도 K-휴머노이드 연합의 로봇 과제 기업으로 참여해 한국 휴머노이드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한다. 스페이스뱅크는 회사의 소프트웨어 정의 로봇(SDR·Software Defined Robot) 기반 플랫폼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확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뱅크는 현재 ‘로보뷰엑스(RoboViewX)’ 플랫폼을 자체 개발 중이다. KIST, KETI 등 주요 연구기관과 협력해 물류로봇, 병원 물류로봇, F&B 로봇, 사족보행 로봇에 SDR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의 기술 확장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DX 기술과 로봇 운영 플랫폼을 융합한 실용적이고 유연한 기술 혁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휴머노이드 연합을 통해 정부는 AI 반도체 R&D를 포함한 대규모 투자로 기술 자립을 뒷받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스페이스뱅크는 기술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연구, 데이터 공유, 인재 양성, 실증 사업 등을 유기적으로 추진해 국내 로봇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원희 스페이스뱅크 대표는 “AI와 로보틱스의 융합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SDR 플랫폼 로보뷰X(RoboViewX)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까지 기술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K-휴머노이드 연합은 ▲AI 개발 ▲로봇 제조사 ▲로봇 부품사 ▲로봇 수요기업 ▲대학 인재 연합 ▲연구 및 전문가 등 6개의 전문그룹을 통해 휴머노이드 최강국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이들은 로봇 공용 AI 모델 개발,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핵심기술 개발, AI 반도체·모빌리티용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및 인력 양성, 공급-수요기업간 협력 강화 등 5대 과제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