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건 본선"…밀리의서재·두산로보틱스의 IPO 도전
"이제 남은건 본선"…밀리의서재·두산로보틱스의 IPO 도전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09.19 0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주목받는 두산로보틱스 예정가 2만6000원 유력
밀리의 서재, 실적과 비전으로 'IPO 재수생' 이미지 탈피
하반기 잇단 IPO 흥행에 증권사와 투자자 기대감 높아져
18일부터 한 주간 주목받는 기업들이 잇달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사진=KB증권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연이은 흥행을 기록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심리가 차츰 회복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두산로보틱스와 밀리의서재 등 주목받는 기업들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서며 IPO 시장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설립된 협동로봇 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지난 15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금액을 뛰어넘는 수요를 확보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21~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 청약을 받는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로봇주 열풍과 맞물리면서 올 하반기 시장에서 가장 기대하는 ‘IPO 대어’다.

두산로보틱스는 1620만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하며 공모 예정가는 2만1000~2만6000원이다. 공모가는 19일 확정되며 밴드 최상단인 2만6000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공모가 기준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1조6953억원 규모로,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IPO를 통해 4212억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IPO를 통해 모집한 신주를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한 뒤 나머지 80%를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이 모기업 두산의 기업 재평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두산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9만원을 제시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분가치 산출에 있어 최근 시장에서 로봇관련종목의 시가총액 흐름을 감안할 때 두산로보틱스도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두산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일반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이나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KB증권, 인수회사인 키움증권·신영증권·하나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 영업실적 및 주요투자지표. 이미지=대신증권

'IPO 재수생'으로 유명한 밀리의서재도 청약에 돌입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2016년 설립된 구독형 컨텐츠 플랫폼으로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며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밀리의서재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선 지난해 9월 말 증권신고서를 내고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같은 해 11월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상장 철회 후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증시 입성을 노리는 만큼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지난번 대비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분류된다. 지난해 매출 458억원과 영업이익 42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60억원과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 19%를 달성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밀리의서재는 이번에 일반 상장제도로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밀리의서재는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기업 특례)으로 상장을 추진했었다. 테슬라 요건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초기 기업이나 적자기업이라도 지속적인 성장성이 입증되면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다. 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반 상장 대비 리스크가 큰 IPO로 평가된다.

실적 호조에도 지난번보다 몸값을 낮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밴드(2만~2만3000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65억원이다. 지난해 증권신고서상으로는 2058억원 수준이었다.

몸값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도 바뀌었는데 기존엔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를 비교기업으로 삼았지만 이번엔 미스터블루, 예스24가 비교 대상이 됐다.

실적뿐만 아니라 성장 요소도 추가했다. 밀리의서재는 올해 5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를 출시했는데 지난해만 하더라도 이 사업은 검토 단계로 기재됐었다. 밀리의서재는 이 플랫폼을 통해 오리지널 작품을 발굴하고 일반 출판 시장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진흥원 등이 발간한 '2020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1조850억원에 달한다.  

더불어 국내 웹소설 독자의 약 43%는 로맨스를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만 해도 약 47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해 밀리의 서재는 1차 타겟으로 로맨스 장르 시장을 먼저 공략할 예정이다.

밀리의 서재는 연내 장르 플랫폼을 론칭해 원활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매출 기준으로 국내 상위 100명의 로맨스 작가 중 올해 말까지 60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완성도 높은 플랫폼 구축을 위해 뛰어난 인재 영입도 마친 상태다.

KT와의 협업도 밀리의서재의 신뢰도에 높여주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KT의 알뜰폰 자회사 KT엠모바일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5G 요금제 2종을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밀리의서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KT가 선행 투자를 염두에 두고 협력을 강화한다는 평가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밀리의 서재의 기업 가치를 믿고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기관투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상장 이후 오리지널 IP(지식재산) 확보와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기업 성장성을 강화하고 투명한 경영에 힘쓰며 주주와 출판업계, 구독자들과의 신뢰 형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형 컨텐츠 플랫폼 밀리의서재는18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에 들어간다. 이미지=밀리의서재

이처럼 유망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모 흥행이 이어진다면 IPO 시장의 '돈맥경화'가 본격적으로 뚫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청약에 나서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기업들의 투자금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 기업 아이엠티는 18~19일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아이엠티는 앞선 수요예측에서 75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공모가 역시 밴드(1만500~1만2000원)상단보다 높은 1만4000원으로 정했다.

이 외에도 인플루언서 플랫폼 기업 레뷰코퍼레이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보안 솔루션 기업 한싹, 신한스팩11호가 19~20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어 IPO는 증시 전반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대적으로 낮아진 공모가가 올해 주가수익률 반등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하반기를 저점으로 회복한 올해 상반기, 그보다 나은 회복세를 이어가는 하반기를 전망한다"고 긍정적인 공모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업계 역시 IPO 흥행을 위해 고객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KB증권은 온라인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공모주 슈퍼위크 2023’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온라인 매체로 공모주를 청약한 국내거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소수점 주식(엔비디아) 3000원과 국내주식 쿠폰 5000원권을 제공하는 행사다.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은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최대 규모의 ‘초대어’ IPO인 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에 고객들의 성공적인 공모주 청약을 위해 금번 이벤트를 준비했으며 앞으로도 KB증권은 공모주 청약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