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 가열…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 논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 가열…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 논란
  • 정윤서 기자
  • 승인 2023.10.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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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로·금호월드 상생 협상·스타필드 건립 등 논란 속 ‘광주신세계 확장’ 심의 진행
심의 결과에 따라 확장안 ‘중대 기로’…시민이익 부합 여부, 또다른 논란 낳을지 관심
유통 강자 신세계가 가을 성수기를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를 갖고 고객몰이에 나선다. 사진=이지경제
신세계백화점. 사진=이지경제

[이지경제=정윤서 기자]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광주 신세계 백화점 확장 계획이 여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광주 임동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추진중인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와 신세계프라퍼티가 광주 어등산 일대에 짓겠다는 ‘스타필드 광주’ 보다 광주신세계가 추진중인 ‘백화점 확장안’이 훨씬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는 13일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를 열고 ‘광주신세계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구단위 계획변경안 심의가 통과되면 교통영향평가와 건축·경관 심의 단계로 넘어가 좌초 위기를 겪던 광주신세계 증축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광주에선 이번 심의에 대해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여러 논란거리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행로 논란과 금호월드 상생협상, 스타필드 광주 건립 등 광주신세계와 관련된 논란이 산재해 있어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논란은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증축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시 소유 도로 편입 문제다.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신축·이전을 위해 시 소유 도로를 편입하는 조건으로 대체보행로를 1층이 아닌 공중에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후 광주신세계가 1층에 시민들이 편하게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보행통로 설치를 결정했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에 이르진 못했다. 공적재산인 시 도로를 특정기업에 넘겨주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인근 금호월드 상인과의 상생 협상도 해소되지 않은 논란거리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시, 신세계, 금호월드 관리단 등 3자 협의체 간 상생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도시 건축 등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달 10일 첫 3자 협의체 회의에서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금호월드관리단이 제안한 금호월드 건물 매입과 건물 공동 재개발, 금호월드-광주시-광주신세계 3자 협의체 구성 등 세가지 안 중 ‘매입’과 ‘공동 재개발’ 등에 대해 신세계 측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금호월드관리단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시장이 ‘개문발차’를 거론하며 협의 결과와 별개로 행정절차를 밟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금호월드관리단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광주신세계 지구단위계획 변경 심의가 일사천리로 통과될 경우 상생 협상 자체가 금호월드관리단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행정절차가 시작된 상황에서 신세계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할지, 또 금호월드 상인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광주’ 건립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지역에선 신세계그룹이 백화점 확장과 관련한 인허가를 위해 ‘스타필드 광주 건립’ 이란 미끼 상품을 꺼낸 것 아니냐는 시각이 여전하다.

백화점 확장이 ‘발등의 불’인 신세계 입장에서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경우 백화점 증축만 진행하고 정작 지역의 요구가 높은 복합쇼핑몰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광주신세계 확장과 스타필드 광주 건립은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사업으로 구분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광주신세계가 1조원을 들여 백화점을 확장하면서 1조3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스타필드 광주를 과연 지을 것인지 여부다.

지역에선 연이은 공격적 투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등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인 신세계가 과연 광주에만 2조원이 넘는 대단위 투자에 나설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적지 않다.

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로부터 이미 1조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스타필드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예정된 신규 사업도 10개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필드 창원점(5600억원), 스타필드 청라점(1조3000억원), 동서울터미널 프로젝트(1조1000억원), 화성 프로젝트(4억6000억원)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예상 투자비만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스타필드 광주까지 포함하면 총 9조원에 육박하는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신세계그룹의 지난해말 순차입금 규모(그룹 합산)는 14조2000억원으로, 2017년(6조3000억원)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신세계가 신규 출점을 약속했다가 기약없이 미룬 전례가 있는 것도 광주지역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13년 울산시 우정 혁신도시 부지 2만4300㎡를 555억원에 매입하면서 신세계는 신규 백화점을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공사를 미뤘다. 이후 스타필드에서 오피스텔, 복합상업시설 등으로 사업계획을 수차례 변경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착공되지 않았다.

이곳에는 결국 오피스텔이 대부분인 지상 83층짜리 건물 2개가 들어설 전망이다. 당초 약속과 달리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장사로 말을 바꾼 셈이라 지역 내 비판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울산 사태가 광주에서 재현될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13일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 심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시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니면 또 다른 논란을 낳을지 광주광역시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윤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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