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공식화로 다가온 '산타랠리'…남은 변수는?
금리인하 공식화로 다가온 '산타랠리'…남은 변수는?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2.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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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자금 50조원 넘어...두 달 만에 최대 수준
외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우호적 투자 환경 조성
배당 노리는 개인투자자 많아...증시 주변 자금 급증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미국이 금리인하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커진 국내 증시가 연말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단기 과열, 연말 양도세 수급 이슈 등이 맞물리며 조정 가능성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주에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내년 3번의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금리인하 기대에 시장은 빠르게 반등했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 모두 급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019년 이후 가장 긴 주간 연속 상승 기록을 남겼다.

S&P500 지수는 코로나 최저치에서 115% 회복하며 2017년 이후 최장 주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4%를 하회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쟁업체인 AMD가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인 'MI300'을 공개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상승했다.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산타였다"며 "주식시장이 걱정했던 혹시나 모를 침체 위험과 긴축 위험을 연준이 나서서 모두 제거해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FOMC 이후 증시가 급등해 단기적인 가격 부담은 있겠지만 연준이 만들어준 피봇(정책 전환)을 막을 이벤트는 부재하다"고 덧붙였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계속되면서 한국 주식시장도 상승세가 유지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 개선 모멘텀이 더해져 내년 1·4분기까지 반등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1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3% 오른 2566.86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50.96으로 거래를 마쳐 1.51% 올랐다.

증시 주변 자금 현황. 이미지=금융투자협회

한·미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증시 주변 자금도 크게 늘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약 51조3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중 하나다. 지난달 초만 해도 44조원대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난 10월 초 52조원대를 보인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 14일 기준 약 186조1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 MMF 설정액은 14조9500억원으로 지난 9월 중순 이후 약 석 달 만에 1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증가했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익률을 얻으면서도 언제든 환매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지난달 말까지 16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14일 기준 약 17조4천600억원까지 올라왔다.

증권업계에서는 호재에 기뻐하면서도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몇 가지 리스크에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 금리인하 기대감 선반영, 양도세 회피용 매도 물량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는 시장 참여자들이 원했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사, 내년 금리 인하 횟수 확대 전망, 경기 연착륙 기대를 모두 다 충족시켰다"며 "저평가 매력에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한국 수출 모멘텀 개선 등도 반영되면서 내년 1·4분기 초반까지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리인하로 증시가 크게 오를 것이란 과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인하 기대감은 일부 선반영됐다"며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된다면 주가의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연말이면 반복되는 '양도세 회피용 매도 물량'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둘기파적인 FOMC 결과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업종별 차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시장에서 3조7000억원 가량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하방 압력을 키우는 등 양도세와 관련한 개인 수급 이슈가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내년 상승추세 전망은 유효한 만큼 코스피가 2500선 이하로 내려오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을 지낸 쉴라 베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정책회의에서 비둘기파적 태도를 취한 것이 비이성적 투자 시장 과열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쉴라 베어 전 의장은 "물가 전쟁이 끝나려면 갈 길이 멀고 여전히 물가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며 "아직까지 데이터에서 경기침체 위험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연준이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피봇을 시도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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