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2금융권 대출문턱…저신용자 비중 4.6%p↑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음에도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며 중·저신용자 차주들의 대출 수요가 쏠린 결과다. 고금리 장기화, 조달금리 상승으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4.63%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카드론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14.07%까지 하락했다. 이후 10월(14.42%) 반등한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8개사의 1월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8.01%로 한달새 0.14%p나 올랐다. 결제성리볼빙 평균금리도 16.85%로 0.17%p나 증가했다.
여전채 금리 둔화에도 카드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지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16% 이상 고금리가 적용되는 취약차주 비중은 41.22%로 지난해와 비교해 4.59%p나 확대됐다.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다. 1월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9조212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나 증가했다.
특히 대환대출 잔액은 1조1245억원으로 일년새 54.4%나 급증했다. 카드론 대비 금리가 높은 리볼빙 잔액은 7조5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하는 등 대출을 돌려막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올해 저축은행·2금융권 등 연체율 급등으로 인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돈을 빌리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점이다.
업계 일각에선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에서 대출을 조이고 있지만 이미 빚을 갚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다른 대환대출을 통해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경향이 크다"며 "다른 금융권 대출 수요가 넘어오면서 점점 오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만큼 건전성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