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전 사장, 경영 능력 ‘도마’…적자가중
정승일 한전 사장, 경영 능력 ‘도마’…적자가중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6.07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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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차관 출신…적자눈덩이, 1분기 7조원 육박
지난해 영업손실 5조9천억원…순손실 5조2천억원
에너지 가격 급등 탓 對 경영능력 부족 탓 ‘팽팽’
3년 넘게 공직 생활…경영, 가스公 사장 9개월뿐
재무 악화…부채비율 오르고, 유동비율 하락하고
​​​​​​​전기요금 하반기 인상유력…차입경영으로 돌파구
30년 넘게 공직에 몸 담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자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한전, 뉴시스
30년 넘게 공직에 몸 담은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한전, 뉴시스

#. 철밥통,
공무원은 철밥통이다. 정년이 보장된 데다, 퇴직 후에도 공기업과 일반 기업 등이 모셔(?)가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경기도와 수도권 일부 지역 순환 정전으로 취임 11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 낙마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듬해 2월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16년 6월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에 이어, 지난해 2월 제 8대 한미협회장에도 각각 취임했다.
최중경 전 장관 당시 정재훈 에너지자원실 실장은 지경부 산업경제실장에 이어 차관보를 지내고, 제2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2018년 4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자리한 이후 현재까지 한수원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전 장관 재임 당시 정만기 지경부 대변인은 지경부와 산업부의 요직을 거쳐, 박근혜 전 정부에서 산업부 차관까지 지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2017년 5월 들어서자 옷을 벗고, 2019년 1월 제17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에, 같은 해 3월 자동차산업연합회장에, 2020년 10월 제1대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에 각각 취임하고, 현재까지 이들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중경 전 장관의 뒤를 이은 홍석우 지경부 전 장관은 정권 교체로 2013년 3월 물러나고, 익월 AT커니코리아 상임고문으로, 2021년 8월 노란우산 고객권익보호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난해 10월 제8대 상지대학교 총장으로 각각 자리했다. 홍 전 장관 역시 이들 3개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소위 공시생이 노량진 학원가에 넘쳐나는 이유다.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이중 일부가 능력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정승일 사장은 지난해 6월 제22대 한전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승일 사장(57)은 취임 첫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5조8601억원, 순손실 5조2292억원을 각각 달성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경영능력의 척도이며, 한전은 2020년 영업이익 4조863억원, 순이익 2조9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정승일 사장의 올해 경영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1분기 영업손실이 7조7869억원으로 전년 손실액을 넘었으며, 순손실(5조9259억원)도 전년 동기 순이익(1124억원)을 잇지 못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한전이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정승일 사장의 경영 능력 부재로 한전의 재무 구조도 나빠졌다.

지난해 유동비율 69.5%, 부채비율 223.2%에서 올해 1분기 68%, 262%로 각각 상승한 것이다. 기업의 지급능력인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은 200 이하 유지를 재계는 권장하고 있다.

인생의 대부분을 공직에서 보낸 정승일 사장의 경영 경험이 부족해서다.

정승일 사장은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공직에 들어섰으며, 동력자원부(현 산업부) 법무담당관실(1991년), 상공자원부 북미통상과(1993년),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장(2004년), 산업자원부 가스산업팀장(2007년), 지경부 운영지원과장(2009년),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2012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 실장(2016년) 등 산업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정승일 사장은 2018년 9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산업자부 차관을 지냈다.

정승일 사장, 경영 경험…가스公, 사장 9개월 고작

정승일 사장의 경영 경험은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유일하다.

반면, 국내 전력 생산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화력발전용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용이 크게 늘었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한전이 요구한 만큼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아서라는 게 한전 설명이다.

정승일 사장은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으로 경영 능력 부재를 메운다는 전략이다. 한전이 4월 ㎾h당 6.9원의 전기요금을 인상한데 이어, 하반기 전기요금을 한 차례 더 올린다.

정승일 사장은 차입경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전의 지난해 부채는 전년(132조4753억원)보다 10.1% 크게 증가한 145조7970억원, 올해 1분기 부채는 전년보다 7.4%(10조7382억원) 급증한 156조5352억원를 각각 나타내서다.

1분기 한전의 매출은 16조46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1%(1조137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도 60조5748억원으로 전년(58조5693억원)보다 3.4% 뛰었다. 국민이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전력 소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전기요금 원가주의는 중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다. 원가를 반영하지 않으면 결국 국민 부담이다. 원가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한전 사장은 공모로 진행하고 있다. 전기요금 책정 역시 한전이 주체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전의 적자가 사상 최대로 예상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물가가 크게 올라 전기요금을 추가 인상할 경우 7%대의 물가 상승률이 유력하다”고 경고했다.

정승일 사장의 임기는 2024년 5월 31일까지며, 정승일 사장은 지난해 7월 제31대 대한전기협회장에도 취임했다.

정승일 사장을 비롯해 한전의 등기이사 6인의 지난해 보수는 평균 1억9945만5000원이다. 

한편,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2013년 영업이익 흑자(1조5190억원)를 낸 이후, 2016년에는 사상 최고인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구현했다. 문재인 전 정권이 전기요금을 깎아 주면서 한전은 2018년 2억원, 2019년 1조2765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