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주식 투자…개인파산으로 끝날 수도
'빚투' 주식 투자…개인파산으로 끝날 수도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1.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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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이하 신불자 23만명...개인회생 9만 건 넘어
30대 미만 회생신청 증가세..."정책금융 지원 필요"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민원인이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빚 부담이 가중되면서 금융 채무를 불이행하거나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청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  

가상화폐와 주식 '빚투(빚내서 하는 투자)'에 뛰어든 2030 직장인이 늘면서 청년 도산 문제가 현실화한 것이다.

개인회생과 파산이 노년층을 넘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세대로 확산하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 잠재력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 연체율이 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올려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아예 중단한 영향이다. 신용이 높지 않으면 사금융에 몰릴 위험이 있어 우리 경제에 총체적 쇼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20~30대 연령에 속하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전년 말 대비 만 7000명 증가했다. 전체 금융채무 불이행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9.3%에서 29.7%로 높아졌다.

또한 잔여 대출 원금을 의미하는 등록 금액 역시 29세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지난 2021년 말 1500만원에서 지난해 말 2150만원을 거쳐 올해 6월에는 2370만원까지 늘었다.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9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9월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9만437건으로 지난해 전체 기록(8만9966건)을 앞질렀다. 현 추세라면 회생 신청이 가장 많았던 2014년(11만707건)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회생 신청자 중 30세 미만 청년 비율은 2020년 10.7%에서 2021년 14.1%, 지난해 15.2%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암호화폐·주식 ‘빚투’ 실패와 전세사기 등으로 좌절하는 청년이 적지 않음을 고려하면 올해 이 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39세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는 약 23만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만7000명 증가했다.

서울회생법원 개인파산관재인 출신인 이정선 법률사무소 건우 대표변호사는 “특히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회생 관련 상담 문의가 많아졌다”며 “경제활동을 꾸준히 해온 개인투자자들은 경제활동이 완전히 제한되는 파산보다 채무 변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회생을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이미지=금융위원회

전문가들은 급증한 회생 신청이 개인 파산으로 전이되는 사태를 우려한다.

올해 1~3분기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3만10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1026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개인 파산마저 급증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청년층은 타 연령층에 비해 자산·소득이 낮아 부채부담이 크고, 금융부채를 통해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저소득 청년층의 경우 전월세보증금 마련에 신용대출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청년금융은 공공성이 높고 리스크를 동반하는 시장실패 영역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정부나 정책금융기관에 의해 보완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저소득 청년을 포함한 청년층에게는 가급적 이른 나이부터 장기·분산·적립식 자산형성 수단 및 전월세보증금 등을 지원하고, 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신용회복지원을 확대하되 실업 및 경제안정화 대책과의 정합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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