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2024 주식투자, 트렌드는 '시성비(時性比)' ②
[이지기획] 2024 주식투자, 트렌드는 '시성비(時性比)' ②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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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아껴주는 기업·즐길 거리 제공하는 기업이 매력적
AI산업 전망 밝아, 스마트시티·반도체 등 관련 업종 주목
"고금리·인플레 리스크 상존...테마주 불확실성 고려해야"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가성비를 넘어 시(時)성비의 시대가 온다"

2024년을 앞둔 주식시장에 '시성비'라는 단어가 돌고 있다. 유통가에서 '가격을 넘어 시간의 효율성'까지 강조하며 등장한 개념이 주식투자의 판단기준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시간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시성비’는 소비에 들이는 시간에 가치를 두는 트렌드의 확산이 반영된 신조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의미하는 ‘가심비’의 뒤를 이어 24년 새로운 소비 경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처음에는 유통업과 외식업이 가장 민감하게 시성비에 반응했다. 옆 나라 일본에는 이미 장 봐서 밥 해 먹고, 설거지 하는 시간을 줄이려다 보니 우동을 흔들어 먹는 시대도 열렸다. 유통 대기업의 기업 인수·합병(M&A) 전략도 시성비와 가사시간 절약에 맞춰지고 있다.

아마존닷컴이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로봇청소기 룸바의 제조사 마이로봇과 일본 화장품 평판 사이트 '@코스메'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로봇 청소기와 화장품 평판 사이트 인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비자의 생활 시간을 줄여주는 투자다.

아마존은 룸바를 인수하면서 "가사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했다. @코스메 같은 평판 사이트 역시 무수한 상품들 사이에서 결정장애에 빠진 소비자들이 선택하느라 고민하는 시간을 아껴준다.

이런 트렌드는 우리나라와도 무관하지 않다. 유튜브에서 ‘결말 포함’, ‘스포 포함’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더 빨리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이용자의 욕구를 반영해 플랫폼이 다양한 재생속도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청자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시성비(時性比)' 콘텐츠. 이미지=유투브,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이처럼 돈보다 시간을 더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근로자와 소비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기술·장비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구체적인 산업분야로는 ▲인터넷/IT솔루션 ▲제약/바이오 ▲인공지능(AI)과 이 기술에 필요한 장비·부품·인프라를 제공하는 ▲반도체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이 그 대상이다.

주인공은 AI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I 산업은 AI 모델, AI 소프트웨어, 광고 등 서비스 수요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AI가 상용화되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산업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AI 서비스 출시를 서두른다면 AI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진다.

아울러 기업용 AI의 도입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AI 도입에 따른 업무 자동화 비율은 의사결정 등 지적활동과 관련된 업무를 중심으로 크게 상승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성비의 대표격인 AI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는 클라우드 매출 격차로 이미 확인되기 시작한 만큼 향후 투자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며, 대형 성장 우량 기업은 보유 현금이 많고 유효세율이 낮은 바 고금리를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CAPEX에 적극적일 것이다"며 "특히 한국은 중국을 배제한 변형된 세계화 속에서 미국 대형 우량기업과 연관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IT첨단 산업 즉 반도체가 유효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껴진 시간을 활용하고픈 사람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엔터/게임 ▲화장품/의류 분야 전망도 나쁘지 않다. 

그 중 한국의 화장품 ODM과 의류 OEM 기업들은 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CAPA)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품질·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미국이 대중국 수입을 축소하면서 재편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성비'를 중심으로 분류한 2024년 투자 아이디어. 이미지=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물론 '시성비'라는 큰 흐름을 고려하더라도 체크해야 할 리스크는 상존한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지속된 고금리 국면과 인플레이션이 바로 그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 경기 확장이 공급망 개편과 함께 AI 투자, 재고가 적은 산업에서 생산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글로벌 전반에서 확장이 일어나긴 어렵다”며 "아무리 좋은 테마에 투자하더라도 투자 전 종목별 정확한 사업내용과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는 게 기본이다"고 조언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이자 부담이 있는 기업들이 위축되고 중앙은행은 보통 이자율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한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인상하면 주식의 대체자산인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시중의 자금은 채권 쪽으로 몰리게 되고 주식 가격은 하락한다.

다른 한편 인플레이션이 만연할 경우 경제주체들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힘들어져 총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결과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총수요가 감소하면 기업들의 수익률이 떨어지고주가 상승이 둔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식시장 트렌드를 고려하면서도 투자에는 언제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다가올 2024년 금융시장은 신냉전 구도, 주요국 통화 및 재정정책 등 다양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시장은 비효율적이며 비이성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에게는 차분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체계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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