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3.5%…7연속 동결로 긴축 지속
한국은행, 기준금리 3.5%…7연속 동결로 긴축 지속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1.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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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도 ‘동결’
1월 제외 올해 모든 회의 연 3.5%로 묶어

성장률 내년 2.2%에서 2.1% 하향 조정
물가는 올해 3.6%·내년 2.6%로 모두 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튀는 등 물가 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 확산과 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되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낮춘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 목표(2%) 수렴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2.1%로 0.1%포인트(p) 하향 조정하고 물가는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3.6%와 2.6%로 모두 소폭 올려잡았다. 더딘 소비 회복세가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것으로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3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4·5·7·8·10월에 이어 이번까지 7번 연속 금리를 묶어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인상해 온 금리를 올해엔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여파와 주요국의 긴축 행보를 지켜봤다. 올해 1월 단 한 차례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금통위 회의에서 동결 결정을 내렸다.

한국은행의 1순위 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근래 상황은 금리 인상 요인이지만 향후 물가 압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유효하다는 판단이 바탕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월 3.4% ▲9월 3.7% ▲10월 3.8%로 3개월 연속 3%대이자 상승 폭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최근 재부각된 것 역시 금리 인상 압박을 키운 요소였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긴 했으나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 여건 불확실성 등도 불안 요소로 꼽히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주축으로 한 주요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급속히 퍼진 점은 한은의 정책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이런 기대감이 급속도로 빠르게 퍼진 모양새다. 미 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3.2%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이날을 기점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 마저 고개를 들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한미 기준금리 변화 및 격차 그래프. 이미지=뉴시스 

게다가 이미 한·미 금리차가 최대(2%p)로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모드’로 돌입한 가운데 역시나 금리 인상 요인이 되는 유가 리스크 압박도 덜었다는 평가다. 중동 산유국 등 오펙 플러스(OPEC+)의 감산 회의를 앞두고 이날 국제유가가 급반등하긴 했으나 최근 한달여 간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 밖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금융 불안 가능성과 내수 부진 등 우리나라 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금통위원들의 동결 결정에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6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투협은 “미 인플레이션 둔화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미 물가상승률 역전과 국내 가계 부채 급등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로 유지하고 내년 성장률은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후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당초 전망치(올해 3.5%·내년 2.4%)에서 각각 0.1%p, 0.2%p 상향 조정한 3.6%, 2.6%로 전망했다. 후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외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 영향으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보다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의 경우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 압력 영향으로 8월 전망 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 조정 이유를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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