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락한 3분기 증권가…핵심은 'ROE'
실적 하락한 3분기 증권가…핵심은 'ROE'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1.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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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으로 자기자본 감소...ROE 제고 유인 부족
20개사 ROE 1.3p 감소한 6.9%…수익성 개선 시급
"자기자본 불릴수록 수익다각화 및 양적 성과 시현"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증권업계가 3분기 IB실적 부진과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합산 순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자기자본이 늘어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2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54개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상위 2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환산 ROE는 작년 3분기 7.9%에서 올해 3분기 6.6%로 1.3%p 감소했다.

ROE는 자기자본 투입 대비 얼마나 순이익을 남겼는지를 측정하는 수익성 지표다. 연환산 ROE는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초·기말자본의 평균으로 나눈 값을 1년 기준으로 환산해 계산했다.

지난 3분기 증시 거래대금 효과로 막대한 수탁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며 3분기 누적순이익 1·2위를 차지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이 수익성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ROE 17.5%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자기자본이 11% 증가한 가운데 순이익이 44% 증가하면서 ROE가 전년(13.5%)보다 4%p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실적성장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2020년 14%, 2021년 14%, 2022년 18%로 증가 추세다. 회사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삼성증권은 ROE 11.1%로 2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이 4% 증가하고 순이익이 35% 늘어나며 ROE가 작년(8.6%)에 비해 2.5%p 상승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3년간 배당성향이 2020년 45%, 2021년 37%, 2022년 40%로 40% 안팎을 유지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배당에 집중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ROE가 작년 4.5%에서 올해 10.9%로 6.4%p 증가하며 17위에서 3위로 뛰었다. 자기자본이 4% 불어나는 동안 순이익이 152% 급증하며 두 자릿수 ROE를 달성했다. 지난해 순이익 871억원을 남기고 현금배당으로 801억원을 지출하며 배당성향이 92%에 달했다. 배당성향은 2020년 46%, 2021년 53%였다.

한국투자증권(8.0%)과 메리츠증권(8.0%), KB증권(7.9%), IBK투자증권(7.4%), NH투자증권(7.0%)은 20대 증권사 평균 ROE인 6.6%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며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했다.

연도별 국내 증권업계 순이익 추이 및 전망 그래프. 이미지=키움증권

일부 증권사의 ROE는 평균 ROE보다 낮아 수익성 개선 요구에 직면해 있다. ROE를 높이기 위해서는 순이익 증가율을 자기자본 증가율보다 높이거나 배당과 자사주소각 등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해 자기자본을 줄여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ROE 3.3%를 기록하며 낮은 수익성을 보였지만 배당과 자사주소각을 대규모로 실시하며 주주환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976억원을 남기며 배당으로 1234억원을 지급하고 자사주소각에 174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른 배당성향은 31%이며 주주환원율은 75%에 달한다.

ROE가 평균보다 낮은 증권사 중 금융지주의 증권자회사를 제외하면 최근 3년간 자사주를 소각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 곳뿐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에서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통해 ROE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배당정책 등 활용으로 ROE를 제고하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사가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해 자기자본을 감소시켜 ROE를 높이며 수익성을 개선할 유인이 부족하다. 일례로 증권사가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기업 신용공여 및 헤지펀드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다.

자기자본 4조원 등 조건을 충족해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자기자본을 불릴수록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받으며 수익 다각화가 가능해지는데 구태여 자기자본을 감소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몸집이 큰 종투사가 중소형 증권사에 비해 우수한 양적 성과를 실현했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월 '종투사 10년 평가 및 한국형 IB의 발전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9개 종투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2012년말 22조1000억원에서 2022년말 54조8000억원으로 148% 증가했으며 동기간 총자산은 141조원에서 455조원으로 222% 증가했다"며 "동기간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12조9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으로 73% 증가하고 중소형 증권사의 자산규모는 76조3000억원에서 128조7000억원으로 69% 증가에 그치는 등 종투사 증가율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이 전체적으로 저평가돼있는 만큼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김재철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수익구조 다변화, 해외 Peer 그룹 대비 높은 ROE, 실적 안정성 강화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국내 증권업의 Value는 분명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고금리시기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IB 부문의 반등 트리거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장 큰 변동성을 경험한 운용부문의 경우 증권사별 포트폴리오에 따른 차이는 있겠으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실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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