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금투세 폐지‘ 재점화...법제화는 먼 얘기
총선 앞두고 ‘금투세 폐지‘ 재점화...법제화는 먼 얘기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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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힘 비대위원장 ”투자 소득 과세하면 투자자 이탈 우려”
금투세 폐지 법안 2달째 국회 계류‥21대 국회 끝나면 자동 폐기
민주당 ”금투세는 조세 공정성 차원서 합의된 것...현재 검토중”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22대 총선을 2주 앞두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존폐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민생·경제 이슈 띄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금투세는 소득제법상 주식·채권·펀드 등으로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투자자가 내는 세금이다. 

국내 주식을 거래할 때 매기는 세금은 크게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 두 가지다. 

투자자 모두에게 일관되게 적용되는 거래세를 차치하면 양도세는 개인투자자 중 대주주(금액으로는 50억원, 지분율로는 코스피 1%, 코스닥 2%)에게만 부과된다.

하지만 금투세가 적용되면 투자 수익이 5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수익의 20%, 3억원을 초과할 경우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게 조세의 기본 원칙이지만 그간 주식시장에선 금투세가 소위 ‘큰 손’에게만 부과하는 세금이 된다며 형평성 논란이 이어졌다.

당초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 법안이 통과돼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금융투자업계와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면서 여야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시 한국과 주요국 금융자산 자본이득 과세체계 비교표. 이미지=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

현 정부는 올해 초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소득세법의 재개정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1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금융 관련 세제도 과감하게 바로잡아 나가고 있다”며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상향과 금투세 폐지 등을 공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자산 형성 지원을 위해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2025년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세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여당도 4월 총선을 앞두고 금투세 폐지의 당위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투세 폐지를 반드시 해내겠다”며 이를 막는 더불어민주당을 총선에서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법안(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해 통과되지 않고 폐기될 상황”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금투세 폐지의 발목을 잡는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하고 국민의힘이 금투세를 폐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미 주식 거래세가 있는데 투자 소득까지 과세한다면 투자자 이탈이 우려되고 자본시장 침체로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2월 초 모든 상장주식에 대해 전면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금융 과세는 과세형평 뿐만 아니라 금융의 국가 간·자산 간 이동성과 대내외 경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고,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고 주요국의 성장률이 둔화되는 둥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금투세 도입 폐지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내기업들이 가치를 저평가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개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해당 법안은 같은달 19일 국회 임시회에 상정된 뒤 현재까지 계류중이다. 이대로 21대 국회의 임기가 마무리된다면 자연스레 법안은 폐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러나 여권이 추진하는 금투세 폐지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야권을 중심으로 금투세 폐지가 ‘부자 감세’라는 주장이 거센 까닭이다. 

양도세 납부 인원(7000명)보단 늘었지만 금투세가 부과될 대상은 여전히 전체 투자자의 1% 미만이라서다. 

금융투자협회가 2019~2021년 주요 5개 증권사의 실현손익 금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익이 5000만원 이상인 투자자는 3년 평균 6만7000명으로 전체 투자자의 0.9%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약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태호 민주당 정책본부장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는 조세 공정성 차원에서 여야 간에 도입이 합의됐던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게 바람직스러운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은 ‘금투세 도입 현황 및 쟁점‘ 보고서를 통해 ”금융투자소득세제에서도 여전히 금융투자상품 간 과세형평성 문제가 존재한다”며 ”이자 및 배당소득의 경우 종전과 동일하게 2000만원 초과 시 누진세율로 종합과세하므로 자본이득 외 금융소득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KIPF 연구진은 해당 보고서에서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하여 높은 수준의 기본공제금액을 설정한 것은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타 금융상품에 비해 높게 설정돼 과세형평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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