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가치 고민에 공모주 투자 ‘신중‘
기업 가치 고민에 공모주 투자 ‘신중‘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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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따따블 공모주 없어...고평가 부담감 감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후 PBR 주목도↑
무작정 사면 상폐 위험...금융위, 관련안 검토중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후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지표가 주목받으면서 공모주 시장 과열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한 종목은 총 6개로 집계됐다. 

스펙 합병 상장은 제외한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는 디지털 미용기기 업체 에이피알이 신규 입성했다.

코스닥 시장에는 2차전지 배터리셀 전문기업 이닉스를 비롯해 ▲이에이트 ▲코셈 ▲케이웨더 ▲스튜디오삼익 등 총 5개 종목이 상장됐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업공개(IPO) 열풍에 힘입어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지만, ‘따따블’을 달성한 기업은 제로(0)였다.

지난 1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 2종목이 따따블을 달성한 것에 비해 전반적으로 공모주 시장 투자 수요가 줄어든 모습이다.

신규 상장사들의 당일 평균 수익률도 99.4%를 기록해 지난 1월 181.7%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상장 주요 기업 상장 시 시가총액 및 2월말 시가총액 비교 그래프 이미지=유진투자증권

기관 투자자들도 공모주에 대한 투자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모습이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공모주 수요예측 때 공모가 희망 범위 안에서 참여 희망가격을 적어 낸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1%를 넘는 종목은 없었다.

지난달에는 신규 상장 종목 6개 가운데 이에이트(8.1%)·스튜디오삼익(2.8%)·에이피알(1.1%) 등 절반은 공모가 희망 범위 안에서 참여 희망가격을 적어낸 기관 비중이 1%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주라면 일단 사고 보는 ‘묻지마 투자‘ 열풍이 점차 사그러진다는 방증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시장 참여자가 증가했다는 조짐”이라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다소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작년에는 연말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 정책 효과 등으로 ‘산타랠리’가 뒤늦게 찾아와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IPO 시장에 집중돼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상장 첫 날 급상승 후 하락한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발함에 따라 기업 가치를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투자방식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기업의 가치평가를 중시하는 정부의 금융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공개하면서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 유도 ▲밸류업 지원체계 구축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의 목표에 따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으로 손꼽히는 금융사와 지주사 등 기존에 주목받지 못하던 종목의 주가가 상승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PBR 종목들의 선호 흐름이 생기면서 대표적 고밸류 섹터인 화장품사들이 되려 수급에 악재를 맞고 있다”며 “상반기 호실적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호실적 발표가 곧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바뀌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업별 사업·회계 검토 없이 공모주를 구매한 사람들은 상장폐지 위험도 떠안을 수 있다. 

금융당국이 유가증권시장(KOSPI)·코스닥 상장사 중 기준 미달 ‘좀비 기업’들의 상장 폐지 절차 단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기준 미달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상장폐지 절차를 단축하는 내용을 올해 업무계획에 추가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8일 ”상장 기업도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거래소 퇴출이 적극적으로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주주환원과 관련한 특정 지표를 만들어 그 지표에 미달했을 경우에 대한 논의도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3월에는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삼현 ▲코칩 등의 기업이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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