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소비자 가치 수요 확산
“유통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소비자 가치 수요 확산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09.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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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동원F&B, 친환경 추석선물세트 출시…친환경 포장에 ‘열심’
대형마트도 친환경…롯데, 100% 생분해 패키지 동물복지 달걀
오뚜기, 기후변화 대응…친환경 포장재·플렉소 인쇄로 탄소중립
교촌에프앤비 자회사 ‘케이앤엘팩’, 친환경 포장재 사업 본격화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유통업계가 최근 몇년새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확대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전세계적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결과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은 점점 더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6월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7%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95.3%는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추석 등 명절에는 선물세트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변경하거나 줄이는 모습이 활발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이런 트렌드가 명절 선물세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쇼핑백과 받침을 모두 종이로 만든 ‘세이브 어스 초이스’ 세트를 출시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쇼핑백과 받침을 모두 종이로 만든 ‘세이브 어스 초이스’ 세트를 출시했다. 사진=CJ제일제당

CJ 계열사들도 소모품을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교체하거나 공병 재활용 등에 나서며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로 쇼핑백과 받침을 모두 종이로 만든 ‘세이브 어스 초이스’ 세트를 선보였다.

스팸이 포함된 복합세트 3종, 백설 참기름·식용유 등이 들어간 유세트 3종 등 총 6종에 친환경 포장을 적용했다. 캔 겉면에 로고 등이 새겨진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 선물 세트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명가김 선물 세트를 처음 내놓았다. 모든 선물 세트에서 스팸 플라스틱 캡을 없앴고 햇반 생산 후 남은 플라스틱을 활용한 트레이 사용 비중도 더 높였다. 이를 통해 총 300여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CJ명가김은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도시락김 대비 66% 절감한 ‘지구를 생각한 바삭한 김’을 내놨다. PLA(옥수수 전분 추출 생분해 소재)를 적용한 포장지로 친환경적 가치를 더 높인 게 특징이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사용 빈도가 높은 물티슈와 스티커 등 소모품을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교체했다. 부직포로 만든 물티슈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천연펄프 소재를 도입해 쓰레기 배출량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샐러드 및 샌드위치 포장 시 사용하는 스티커는 분리 배출 용이성을 높였다. 샌드위치를 담아 포장하는 지함은 수용성 코팅을 적용, 종이류로 분리 배출할 수 있게 바꿨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작은 소모품부터 제품까지 브랜드 운영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중장기 로드맵에 맞춰 순조롭게 적용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 동원F&B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리사이클링)한 친환경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동원 프리미엄 8호’. 사진=동원F&B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동원 프리미엄 8호’. 사진=동원F&B

이번 동원 추석 선물세트는 총 5가지 콘셉트로 기획됐다. 먼저 친환경 카테고리는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올페이퍼 패키지, 레스 플라스틱 등으로 구성됐다.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에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여 추출한 재생 원료인 ‘Cr-PP가 적용됐다.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100% 종이로 만든 ‘올페이퍼 패키지’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레스 플라스틱’ 선물세트도 2배 이상 확대했다. 특히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유지류의 페트병을 약 20% 경량화해 약 100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F&B 관계자는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에 맞춰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6종을 우선 선보였으며 점차 제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친환경 포장재 ‘얼스팩’을 사용한 ‘리얼스 동물복지인증 계란’을 최근 출시했다. 

얼스팩은 100% 생분해되는 사탕수수 종이 패키지다. 설탕 생성 공정에서 얻어지는 사탕수수 부산물을 새활용(업사이클링)해 만들었다.

이 상품은 동물의 복지부터 지구환경까지 생각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자유로운 방사 환경에서 자란 닭이 낳은 계란을 친환경 포장재에 담았다. 실제 녹색소비를 실전하는 MZ세대 MD가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2개월간 직접 친환경 부자재 공장을 찾아다니는 등 원란부터 포장재까지 친환경 가치를 반영한 제품이다. 코팅 요소를 제외한 다양한 친환경 대체재를 테스트해 미생물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는 ‘얼스팩’을 선택했다.

김다현 롯데마트 채소팀 MD(상품기획자)는 “녹색 소비자로서 원물부터 패키지까지 모두 지속 가능한 공정을 거친 진정한 친환경 계란을 출시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얼스팩’ 패키지를 적용한 동물복지 달걀을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SK케미칼과 공동개발을 통해 ‘순환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한 육류소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오뚜기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오뚜기

순환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한 뒤 다시 원료로 만들어 사용하는 화학적 재활용 방식이다. 리뉴얼된 육류소스는 돈까스소스와 참깨돈까스소스, 스테이크소스 등 3종이다. 

오뚜기의 식품 포장재 자회사인 풍림P&P와 SK케미칼이 공동 개발한 ‘스카이펫(SKYPET) CR’을 100% 사용했다. 기존 수준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일반 페트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40% 저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6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6월 오뚜기는 ‘플렉소’ 인쇄 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라면 제품에 적용했으며 순차적으로 적용 품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현재 대표 제품인 ‘진라면 매운맛·순한맛(봉지면)’을 비롯해 케찹, 마요네스 등의 낱개 속포장지를 플렉소 인쇄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플렉소 인쇄는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한 양각 인쇄로 기존 대비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투명창 확대로 인쇄 면적과 잉크 사용량을 약 60% 저감할 수 있다. 기존과 다른 건조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0% 감축해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7월 설립한 자회사 ‘케이앤엘팩(K&L PACK)’을 통해 친환경 패키지 사업에 나섰다. 케이앤엘팩은 지난달 24일 충주시와는 충주 첨단산업 단지 내 6600여㎡ 규모의 친환경 포장재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 체결했다. 

교촌은 충주 첨단산업 단지 내 공장 건설을 통해 효율적인 생산 인프라와 물류시스템을 확보해 친환경 포장재 사업에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 5년 내 친환경 포장재 강소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교촌은 환경정책과 소비자 인식 변화 등으로 친환경 포장재 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판단, 내년 3분기 설립할 케이앤엘팩 충주공장을 통해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케이앤엘팩의 핵심 제품은 ‘친환경 펄프 몰드 포장재’로, 재활용이 가능한게 특징이다.

친환경 몰드 포장재는 펄프 생산 기업 ‘무림P&P’와 협업을 통해  연내 가맹점에 먼저 도입하고 향후 전자상거래와 배달산업에 대응할 계획이다. 가맹점에는 기존 종이박스 대비 4~5%, 펄프용기 대비 15%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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