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역대급 실적에도 '요금제 인하' 눈치
이통3사, 역대급 실적에도 '요금제 인하' 눈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1.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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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합산 영업익 3년 연속 4조5000억원 돌파 역대 최대
올해 1분기 내 5G 최저요금제 4만원대→3만원대 인하 예정
5G 30GB 이하 요금제 구간 세분화…5G 가입자 증가율 1%대
서울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합산영업이익을 갱신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통신3사 실적 호조세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보유한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들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클라우드 등 신사업이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5G 가입자 성장세가 정체기에 들어선 데다 정부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4조506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015억원)대비 4.55%(2049억원) 오른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3사의 역대 최대 실적이자 '3년 연속 합산이익 4조원 돌파' 기록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7444억원을 기록하며 통신3사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AI 분야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데이터 센터 사업과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작년 3분기 두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씩 늘어났다.

KT 지난해 영업이익은 직전해(1조6901억원)보다 0.14% 줄어든 1조6876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들어서야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점을 감안하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융·미디어·콘텐츠·부동산(에스테이트) 등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LG유플러스는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44억원이다. 전년 동기(1조813억원)보다 0.642% 떨어진 규모다. 그러나 올해 전기 요금 인상(449억원), 5G 3.4∼3.42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에 따른 무형 자산 상각비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성적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유무선 통신 사업과 함께 인터넷데이터센터 등의 신사업이 성과를 거뒀다.

세 회사의 실적 상승세에는 본업인 유무선 통신사업 호재가 자리했다. 무선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5G가입자 수가 전체 가입자 절반을 넘겼다. 올해 3분기 기준 통신3사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가입자 60%를 돌파했다. SK텔레콤은 66%, KT는 70%, LG유플러스는 61.9%이다.

5G 요금제 개편 예시 표. 이미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대급 실적에도 이통3사는 하나같이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내로 5G 최저구간 요금을 3만원대로 낮춰 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과 11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과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각각 발표해 통신사를 압박했다. 아울러 이통 3사의 독과점 체제를 완화하고 5G 요금제를 다양화할 것을 주문했다.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은 구체적으로 ▲5G·LTE 통합요금제 도입 ▲중저가폰 활성화 ▲최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 등이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저용량 데이터 사용자를 위한 16종 요금제를, SKT와 KT는 단말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 제한을 없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4년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와 협의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 "데이터 중·소량 이용자 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현재 4만원대 중반인 5G 요금 최저구간이 3만원대로 낮아질 것"이라며 "2~3종에 불과해 선택권이 제한적인 소량(30GB 이하) 구간 요금제도 데이터 제공량이 세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작년 12월23일 단말 종류에 따른 요금제 가입제한을 폐지한 데 이어 KT, LGU+와도 동일한 내용의 이용약관 개정 신고가 이뤄졌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22일부터 KT 기존·신규 가입자 모두 단말 종류에 관계 없이 5G,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LGU+에서도 전산작업 등 준비 절차를 거쳐 다음달 19일부터 요금제 가입 제한을 폐지할 예정이다.

또 이통 3사와 협의해 1년 약정을 선택하는 가입자에게 추가 1년 약정 연장을 사전에 미리 예약할 수 있는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사전예약제'를 도입키로 했다. 각 통신사의 전산개발 등 준비를 거쳐 내년 3월29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에 가입하는 이용자는 기존 1년, 2년 약정과 함께 '1년+1년(사전예약)'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1년+1년(사전예약)' 가입자의 경우 1년 약정만료 후 자동으로 1년 약정이 연장된다.

 5G 가입자 증가율이 둔화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향세가 뚜렷한 점도 통신사의 근심거리다.

과기정통부 무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5G 가입자(회선)수는 3216만2007명으로 전달(3171만5165명)보다 1.4%(44만684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달 증가율(0.91%)보다 소폭 늘어났지만 여전히 1%에 불과하다.

통신 매출의 영향을 미치는 ARPU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개 분기 연속 ARPU 하락세를 맞았고 KT는 13분기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LG유플러스는 8분기 연속 떨어지고 있다.

개별 ARPU로 보면 SK텔레콤(2만9913원)과 LG유플러스(2만7300원)은 이미 2만원 선이 붕괴됐다. 저가형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하지 않은 KT ARPU만 3만3838원으로 통신3사 중 유일하게 3만원대를 지키고 있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처럼 IoT 회선 수를 포함하면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기부 권고로 무료 제공 데이터별로 촘촘하게 5G 요금제가 설정되고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며 "MNO 매출 정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요금제 다양화는 2024년 MNO 매출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LTE 가입자들의 5G로의 이동을 감안해도 2024년 ARPU 하락폭이 커질 확률이 크다"고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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