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7년만에 ‘금리인상‘ 단행...엔화 가격 오르나
日, 17년만에 ‘금리인상‘ 단행...엔화 가격 오르나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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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금리, 기존 –0.1%서 0~0.1%로 올려...‘마이너스 금리‘ 해제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 계속될 것” 명시...장기국채 매입은 계속
엔화 예금 3개월 만에 반등...여행객 중심 엔화 매입 수요는 증가해
일본 중앙은행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일본이 17년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닛케이 지수(Nikkei 225)와 엔화 환율 등에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여행을 앞둔 예비 관광객들의 엔화 수요도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18~1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공영 일본방송협회(NHK)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찬성 다수로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 변경을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0.1%였던 정책 금리를 0~0.1%로 끌어올렸다. 2016년 1월 도입돼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의 기둥이 됐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해제됐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2007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또한 장기 금리를 낮게 억누르기 위해 2016년 9월 도입했던 장·단기 금리 조작(일드 커브 컨트롤·YCC), 상장투자신탁(ETF) 등 리스크 자산 매입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업계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 포기를 위해 추진한 춘계 노사 간 임금 협상 결과가 이번 결정을 뒷받침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노사 협상 평균 임금 인상률이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1차 집계 결과 임금 인상률은 평균 5.28%로 1991년 이후 33년 만에 5%를 넘었다. 노동조합원 수가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 임금의 인상률도 4.42%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오전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 지수 4만선을 돌파해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뉴시스

일본은행의 금리 정책 발표 전부터 시장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엔화 투자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 예금은 한 달 전보다 19억7000만달러(한화 약 2조6394억원) 줄어든 961억3000만달러(약 128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엔화 예금은 4억6000만달러(약 6163억원) 증가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NHK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세계에서도 이례적 대응이 계속됐던 일본의 금융정책은 정상화를 향해 큰 전환을 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물가 2% 목표를 지속적·안정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섰다고 판단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

다만 이번 회의 결정문에는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명기했다. 또한 YCC 정책 등 철폐 후에도 ”지금까지와 대략 같은 정도의 금액으로 장기국채 매입을 계속하겠다”고 적었다.

일본은행은 최근 월 6조엔(약 53조6000억원) 정도 매입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어느 정도 폭을 가지고 매입 예정액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아울러 장기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매월 예정액과 상관 없이 기동적으로 국채 매입액을 늘리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알렸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시장에 큰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여전히 달러 대비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증시는 장중 상승하는 중이다.

19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이날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발표한 후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한 때 3만9900선까지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는 매도하고 달러는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19일 오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달러 당 149엔 후반대로 거래되고 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반응은 미미하지만, 일본 여행이 예정된 관광객들은 잇따라 엔화 환전에 나섰다. 언제 환율이 오를지 모른다는 우려에 지금 환율이 저점이라 판단한 것이다.

8월 교토 여행을 계획한 민 모씨(35)는 ”설마 일본이 금리를 올릴 줄은 몰랐는데 지금 당장은 안 오르더라도 엔화가 언제 오를까 불안하다”며 ”엔화를 싸게 파는 환전처를 찾아 은행별 환전수수료를 비교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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