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도 아직인데...政, 운용사 홍보 문구에 ‘경고‘
‘밸류업 지수’도 아직인데...政, 운용사 홍보 문구에 ‘경고‘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4.03.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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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산운용사, 자사 상품 홍보 수단으로 ‘밸류업‘ 문구 차용
밸류업 프로그램, ‘투자 테마‘로 변질 우려...금소법 22조 위반
政, 올해 3분기 밸류업 지수 개발 후 4분기 관련 ETF 출시 계획
금융감독원. 사진=이지경제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증권업계가 하나의 투자 테마로 활용하자 금융당국에서 제동에 나섰다.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밸류업 수혜주‘라는 이름으로 특정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일부 자산운용사에서 ‘밸류업‘이라는 명칭을 펀드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내용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과대 광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용한 펀드 홍보 사례. 이미지=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운용사는 배당성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밸류업 직접 수혜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밸류업 ETF”라고 홍보하거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거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명칭에 ‘밸류업’이라는 문구를 포함했다.

이 같은 홍보 문구를 사용할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종의 투자 테마로 변질돼 투자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우수기업 및 코리아 밸류업 지수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펀드 명칭, 투자전략 및 펀드 홍보 등에 ‘밸류업’ 문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투자자가 해당 펀드를 정부 정책에 따른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오인하게 해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소법 제22조 2항은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금융상품등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경우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의 내용을 오해하지 않도록 명확하고 공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밸류업 수혜주 펀드 등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과 무관하다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3분기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목표로 하고 있으며 4분기 중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출시할 계획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주가이익비율(PER)과 ROE 등을 포함한 여러 주요 투자지표를 통해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수 자체가 없으니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지금까지 하나도 상장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밸류업 문구의 오·남용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펀드신고서 심사와 운용업계 지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투자자들은 밸류업 수혜를 표방한 펀드에 투자할 경우 향후 해당 펀드 편입 종목이 지수에 편입되지 않는 등 예상치 못한 사유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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