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가업 재건’…조원태 회장·박세창 사장·김남호 회장, 경영 탄력
특명 ‘가업 재건’…조원태 회장·박세창 사장·김남호 회장, 경영 탄력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1.03.31 0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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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조 회장, 작년 매출·영업익 38%↓…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장동력
금호 박 사장, 금호건설 앞세워…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진출
DB 김 회장 ‘합격점’…금융·비금융 계열사, 지난해 실적 40%대 급증세
한진그룹은 2010년대 초 항공과 중공업, 물류 등을 계열 분리하면서 그룹 위상이 낮아졌다. 지난해 조원태 회장은 항공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냈으며, 아신아나항공를 인수하고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대한항공
한진그룹은 2010년대 초 항공과 중공업, 물류 등을 계열 분리하면서 그룹 위상이 낮아졌다. 지난해 조원태 회장은 항공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냈으며, 아신아나항공를 인수하고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대한항공

[이지경제=정수남 기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금호산업 박세창 사장, DB그룹 김남호 회장의 공통점은?

모두 1975년 토끼띠로 45세 동갑이다. 아울러 이들은 부친 대에서 무너진 그룹 위상을 복원하라는 특명을 받고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섰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중 한진그룹은 2010년대 초 항공과 중공업, 물류 등을 분리해 독자 경영하면서 그룹 위상이 낮아졌다.

한진그룹은 고(故) 조중훈 창업주가 1945년 11월 운수가 주력인 한진상사를 발족하면서 시작됐다. 창업주는 1950년대와 1960년대 군수물자 수송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으며, 1969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로 당시 적자이던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를 인수하면서 급성장했다.

창업주는 2003년 장남 조양호 회장에게 항공, 중공업, 금융, 건설, 호텔, 관광 등으로 이뤄진 그룹의 키를 맡겼다. 다만, 같은 해 7월 한진그룹은 형제간 소그룹으로 분리해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계열 분리 전 한진그룹의 자산은 재계 11위였다.

당시 창업주의 장남 조양호 회장은 그룹의 주력인 대한항공을, 차남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한일레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등을, 삼남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과 관계사인 거양해운, 싸이버로지텍, 독일 시네이터 라인스 등을 이끌고 독립했다.

현재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주)한진칼을 비롯해 31개사의 게열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현재 재계 자산 순위 14위로 자산 33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쌍제트 엔진 장착으로 고성장 전망

2019년 4월 타계한 선친 이은 조원태 회장은 그룹 재건의 특명을 받았다. 다만, 코로나19가 조 회장의 그룹 재건에 걸림돌이다.

코로나19 창궐로 해외여행 등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그룹의 주력인 대한항공은 매출 7조6062억원, 영업이익 1089억원을 각각 달성해 전년보다 각각 38.6%(4조7781억원), 38.1%(672억원) 급감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이 50%이상 개선된 점이 조 회장에게는 위안이다.

조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2024년 통합 항공사를 출범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합병이 이뤄지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두 항공사의 자산은 39조416억원으로 36조원의 KT를 제치고 재계 12위로 도약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3월 30일 주당 2만5616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로 30일 4만3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신영증권 유철현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가 해소될 경우 대한항공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되면,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면서 한진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 역시 부친 대에서 무너진 그룹 재건에 나섰다. 그는 우선 금호산업과 금호건설로 이원화된 사명을 금호건설로 통일하고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사진=정수남 기자, 금호건설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 역시 부친 대에서 무너진 그룹 재건에 나섰다. 그는 우선 금호산업과 금호건설로 이원화된 사명을 금호건설로 통일하고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사진=정수남 기자, 금호건설

1월 취임한 금호산업의 박세창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고 박인천 창업주가 1946년 택시 2대로 광주광역시에서 운수업을 시작한 이후, 항공, 건설, 타이어, 석유화학, 운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재계 7위로 전성기였다.

그러다 박삼구 전 회장이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그룹이 해체 위기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영권 다툼으로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이끌고 분가하면서 금호아시아아그룹의 세가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 자산 14조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이 대항한공의 품으로 안기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 순위가 60위권 밖으로 밀리게 된다. 금호는 지난해 현재 27개 계열사를 둔, 자산 17조6000억원으로 재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월 금호산업 사장으로 취임한 박세창 사장은 우선 금호산업과 금호건설로 통용하던 사명을 ‘금호건설’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1967년 제일토목건축으로 발족한 이후 1978년부터 금호건설이라는 사명을 사용했다. 이후 각종 면허와 계약 등 유관 기관과의 업무에는 금호산업을, 주택 분양과 건설 현장에서는 금호건설을 각각 사용하면서, 시장 혼선을 일으켰다.

금호건설로 사명 일원화…신재생에너지로 신성장동력 마련

박 사장은 사명 단일화로 그룹 재건의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업황이 침체됐지만, 매출 1조8296억원, 영업이익 812억원, 순이익 26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4.5%(2319억원), 46.3%(257억원), 125.6%(147억원) 급증했다. 이로 인해 금호는 재계 순위도 전년보다 8계단이나 올랐다.

2002년부터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에서 경영전략과 영업, 서비스 등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사장은 앞으로 건설을 주력으로 한 신성장동력으로 가업 재건에 주력한다.

금호건설은 최근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금호건설은 주택과 건축, 토목, 플랜트, 환경 등 건설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시공능력과 경험 등을 확보해 국내 대표 종합건설사로 자리 잡았다”며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인 선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 금호산업으로 상장된 종목명도 내달 중순 금호건설로 변경될 예정이다.

금호산업의 주가는 상승세다. 지난해 3월 말 주당 5590원으로 장을 마감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같은 해 11월 17일에는 1만2300원까지 주가가 뛰었다. 이달 30일에는 972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박 사장의 가업 재건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해 중반 DB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김남호 회장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의 호실적을 견인하면서 그룹 재건에 청신호를 쐈다. 사진=정수남 기자, DB그룹
지난해 중반 DB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김남호 회장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의 호실적을 견인하면서 그룹 재건에 청신호를 쐈다. 사진=정수남 기자, DB그룹

지난해 중반 DB(옛 동부)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김남호 회장의 가업 재건도 올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DB그룹의 주력인 DB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9359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 순이익 116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6%(1285억원), 32%(581억원), 58%(614억원) 크게 늘어서다. 다른 비금융 계열사의 실적도 하이텍과 비슷한 흐름이다.

여기에 금융계열사의 실적을 더하면 김 회장의 실적은 더 탁월하다.

6개 금융계열사 가운데 주력인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는 지난해 매출 21조7009억원, 영업이익 8676억원, 순이익 6680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10.3%(2조328억원), 45.5%(2715억원), 52.3%(2294억원) 급증했다.

김 회장이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고 취임 첫해를 성공적으로 보내면서 가업 재건에 청신호를 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김 회장은 올해부터 그룹 위상 회복에 주력한다.

창업주인 부친 김준기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1969년 설립했으며, 이후 보험과 증권, 제철, 금속, 화학, 전자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 2000년대 초 동부그룹은 국내 10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2013년 61개의 계열사를 둔 동부그룹은 2010년대 중반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경색이 길어지자 구조조정을 겪었다. 당시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등 주력 계열사들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비금융부문이 무너졌다.

2000년대 초 국내 10대 그룹으로 자리…경기침체로 침몰

동부그룹이 창업 이래 금산분리의 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당시 손해보험과 증권, 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들은 성장을 지속했다.

동부그룹은 2015년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2017년 말 'DB그룹'으로 사명을 바꿔 새롭게 출발하면서 재기를 노렸다.

지난해 중반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DB아이엔씨, DB손해보험, DB하이텍 등 그룹의 주력인 보험과 금융업, 비금융 등을 통해 예전 위상을 되찾는는 전략이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김 회장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2019년 재계 43위(자산 8조7000억원)에서 39위(9조6000억원)로 4계단 상승해서다. 계열사는 20개사로 동일하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 시장에서 DB하이텍과 DB손보의 주가 역시 강세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3월 말 각각 주당 2만1650원과 3만1200원으로 저점을 기록했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30일 종가는 각각 5만7100원, 4만6500 원으로 1년 전보다 163%, 49% 뛰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들 대기업들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위세가 크게 축소됐다”면서도 “이들 기업들이 체중을 줄이면서 강해졌기 때문에 감염병이 끝나면 이들 신진 경영인들의 경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남 기자 perec@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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