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중소기업과 ‘윈윈’…국내외 판로개척 지원
유통家, 중소기업과 ‘윈윈’…국내외 판로개척 지원
  • 정윤서 기자
  • 승인 2023.04.13 11: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쿠팡과 손잡은 PB상품 중소 제조사, 매출 성장· 일자리 창출 증가
​​​​​​​CJ올리브영, 신진브랜드 폭풍 성장…中企, 글로벌시장 진출 지원

[이지경제=정윤서 기자] 쿠팡과 CJ올리브영 등 유통업계가 중소기업과 손잡은 결과 국내외 판로개척을 통한 매출 제고부터 고용 창출까지 큰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쿠팡에 따르면 회사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제조·납품하는 중소제조사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고용인원도 2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중소 제조사들이 쿠팡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가다.  

한우물 공장. 사진=쿠팡 
쿠팡의 PB 상품 납품 중소제조사 한우물 공장. 사진=쿠팡 

쿠팡은 자체 브랜드 자회사 ‘씨피엘비’(CPLB)와 협력하는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인원은 올해 3월 말 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 1만6500여명에서 1년만에 3600여명(22%) 늘어난 수치다. 쿠팡과 함께하는 중소제조사 수가 같은 기간 20%가량 늘며 매출 상승과 생산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국내 전체 기업의 고용 인원은 전년 대비 2.4%, 같은 기간 벤처·스타트업 고용 인원도 8.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와 비교하면 저고용·저성장 악순환 속에 쿠팡과 손을 잡은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수백곳에 달하는 중소 제조사들의 지난해 말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쿠팡의 전체 매출 성장률인 26%보다 높고, 전국 소상공인 매출 성장률(한국신용데이터 11.9%)을 크게 앞질렀다. 

곰곰·탐사·코멧·비타할로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CPLB의 파트너사 10곳 중 9곳은 중소제조사들이다. 이들은 PB 제품 수와 판매 수량의 약 80%를 책임진다. 

소비자가 쿠팡의 PB 상품을 구매하면 할수록 중소 제조사의 고용과 매출이 덩달아 늘고,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중소 제조사들은 쿠팡 PB상품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협력사들은 쿠팡에서 마케팅과 로켓배송·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물류와 유통, 고객 응대(CS)를 책임지고 중소 제조사는 오로지 제품 생산과 품질 업그레이드에 집중하도록 지원한 결과, 판로 중단, 매출 감소 등 경영 위기 속에서도 성장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PB제품은 고물가 시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누리며 중소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제조사의 약 80% 이상은 서울 외 제주·충청·경상·전라도 등에서 인구 감소 위기를 겪는 지역 곳곳에 고용 창출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쿠팡에 PB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제조사의 1년 성장. 2022년말 기준(전년대비). 자료=쿠팡
쿠팡에 PB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제조사의 1년 성장. 2022년말 기준(전년대비). 자료=쿠팡

충북 음성군에 있는 ‘탐사’ ‘줌 베이직’ PB 세탁세제 제조사 ‘에이치비글로벌’은 지난해 창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5년간 매출이 2배 뛴 덕분이다. 

에이치비글로벌 매출의 45%는 쿠팡에서 발생한다. 마케팅, 해외 수입 포장재 비용 등 ‘거품’을 쫙 뺀 가성비 세탁 세제가 히트를 치자 기존 267평 공장을 현재 6800평 규모(1~3공장)로 24배 증축하며 직원 수도 30명에서 70명으로 늘렸다. 

양대열 에이치비글로벌 대표는 “20년간 사업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성장을 쿠팡과 함께한 5년간 달성했다”며 “중국, 몽골, 베트남 등 해외 10개국으로의 수출길도 열렸다”고 말했다. 

쿠팡의 PB 상품 ‘곰곰’ 새우·낙지볶음밥 등을 만드는 전북 김제의 중소 제조사 ‘한우물’의 매출은 입점 첫해인 2019년 12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으로 7배 수직상승했다. 직원만 3년간 200명을 추가 고용했고, 공장 2곳을 신설했다. 

한때 치열한 냉동밥 경쟁 속 유통 판로가 막혀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며 위기에 봉착했지만 쿠팡으로 반전 스토리를 썼다. 

류영환 한우물 부장은 “내년에 공장 한 곳을 김제에 추가로 완공할 예정”이라며 “시중에 경쟁 인기 브랜드가 많지만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쿠팡에서 고객 구매가 크게 뛰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했다.  

쿠팡이 중소 제조사와 만드는 PB제품은 전국 30개 지역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 기반의 유통 구조 단순화와 가성비 묶음 확대를 통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확보, 중소 제조사와 ‘윈윈’하며 성장하는 선순환 효과를 낳고 있다. 

정회상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국 중소 제조사와 협업하는 쿠팡은 대규모 직매입으로 인한 원가 절감, 효율적인 배송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통 비용을 크게 줄이는 한편 가격 경쟁력은 높여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 관계자는 “식품, 화장품,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가성비 넘치는 훌륭한 품질의 PB상품을 확대할 것”이라며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 부담을 덜고 중소제조사들이 매출 증진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늘리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에서는 우수한 제품력의 신진 브랜드가 ‘올리브영’이라는 날개를 달고 고공행진 중이다.

CJ올리브영 대표 매장 이미지.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대표 매장 이미지.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은 지난달 2일부터 8일까지 올리브영 세일 기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퓌, 일소, 성분에디터, 무지개맨션이 단일 브랜드 기준 매출 순위 100위권에 들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올리브영에 입점한 신진 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낸 성과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지난해 7월 올리브영에 입점한 색조화장품 브랜드 ‘퓌’다. 스킨케어 성분을 담아 피부 광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쿠션 글래스’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최근에는 블러셔와 마스카라 등 색조화장품 전반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스킨케어 브랜드 ‘일소’ 는 올리브영에서 먼저 입점을 제안해 지난해 8월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코 부위의 모공과 피지를 관리할 수 있는 ‘네추럴 마일드 클리어 노우즈 팩’을 중심으로, 저자극 클렌징과 로션, 크림을 판매 중이다.

‘성분에디터’는 지난해 7월 올리브영에 입점, 좋은 성분과 확실한 효과라는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기능성 기초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의 피부 고민을 겨냥, 모공 타이트닝 효과를 내세운 ‘그린토마토 포어 리프팅 앰플’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지개맨션’은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과 감각적인 컬러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되며, 브랜드 론칭 4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올리브영에 입점했다. 대표 제품 ‘오브제 리퀴드’는 ‘2022 올리브영 어워즈’ 트렌드 부문 비건뷰티를 수상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우수한 품질의 신진 브랜드가 올리브영을 만나 두각을 드러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올리브영이 판로와 인지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다. 올리브영 입점이 이들의 성장에 ‘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브랜드를 발굴해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는 것이 올리브영이 가진 경쟁력”이라며, “올리브영을 발판 삼아 신진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할 것” 이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은 유망한 중소기업 인기 상품을 한 곳에 담아 K-뷰티의 해외 전파에도 나섰다.

CJ올리브영 외국인 고객이 SNS를 통해 ‘뷰티박스’를 언박싱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외국인 고객이 SNS를 통해 ‘뷰티박스’를 언박싱하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은 글로벌몰에 K-뷰티 큐레이션 서비스 ‘뷰티박스’를 론칭하고, 올해 80여 개의 중소기업 브랜드 상품을 ‘뷰티박스’에 담아 글로벌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뷰티박스’는 유망 중소기업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를 돕기 위해 올리브영이 직접 기획해 올해 1월부터 글로벌몰에 도입한 K-뷰티 체험 박스다. 자력으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품들을 시즌 콘셉트에 맞춰 10개 내외로 선별해 ‘뷰티박스’ 하나만 구매해도 최신 K-뷰티 트렌드를 한눈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합리적인 가격도 ‘뷰티박스’의 강점이다. 올리브영은 K뷰티가 생소한 해외 고객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경험률을 높이고자 상품 구색에 비해 판매 가격을 최대 60% 가까이 낮췄다. 실제로 올해 1~2월 판매한 ‘뷰티박스’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가격에 비해 혜택이 큰 구성으로 입소문을 타며 각각 일주일, 하루 만에 완판됐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고객이 ‘뷰티박스’ 구매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K뷰티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고객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4월 ‘뷰티박스’는 ▲비건 뷰티 ▲스프링 메이크업 ▲스무딩 등 3가지 콘셉트로 준비했다. 각 콘셉트에 맞는 총 10개의 상품을 엄선해 박스를 구성했다. 컨셉별 ‘뷰티박스’에는 상품과 함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영문 소개서, 상품 이해를 돕는 언박싱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QR코드와 ‘MD(상품기획자)의 꿀팁’ 등이 포함돼 활용도를 한 층 높였다. 

올리브영은 올해 총 8회차의 ‘뷰티박스’를 제작, 기초·색조·헤어·바디 등 카테고리를 불문한 50여 개 중소기업 브랜드 80여 개 상품을 전 세계 고객에게 소개할 방침이다.

올리브영은 또 ‘뷰티박스’를 통해 글로벌 고객을 만난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올해 ▲글로벌몰을 통한 마케팅과 ▲해외 물류 서비스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글로벌 시장 연착륙을 도울 새로운 방안을 고민하다, 유망 신진 브랜드 상품 경쟁력을 집약한 ‘뷰티박스’를 도입하게 됐다”며 “올리브영은 중소 브랜드 발굴과 육성을 넘어 안정적인 수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K-뷰티 게이트웨이’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윤서 기자 news@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